[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영창악기가 최근 신제품을 출시하며 고급형 피아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따라 고급형 피아노 강화전략을 펴온 삼익악기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영창악기는 디지털피아노 브랜드 커즈와일(Kurzweil)을 통해 고급형 피아노 'CUP2'를 최근 출시했다. 소비자 가격은 300만원. 100만원대 제품이 주를 이루던 커즈와일 브랜드가 처음 선보인 고가형 제품이다.
영창악기 관계자는 "이 제품을 통해 고급형 시장에 진출한 셈이며, 앞으로도 영창악기 제품군 전체의 수준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창악기는 이 전략을 본격화 하는 차원에서 올 초 선보인 PC3K 모델의 대량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PC3K는 뮤지컬 감독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특수 주문한 모델로, 영창악기가 3000만 달러를 투자해 개발한 음원칩 마라(MARA)가 장착됐다. 올 초 참가한 전시회에서 PC3K 모델에 대한 상담과 주문이 끊이지 않아 양산까지 하게 됐다는 게 영창 측 설명이다.
영창악기 관계자는 "특수 제작한 스페셜 모델을 일반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게끔 고급형 모델로 내놓는 것"이라며 "관현악 브랜드인 알버트 웨버에서도 고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벌인 삼익악기는 그동안 해외 명품 피아노 브랜드를 인수, 고급형 피아노를 강화해 왔다. 삼익악기는 지난 2002년과 2008년 독일 명품 악기 브랜드인 벡스타인과 자일러를 인수한 바 있다.
이어 지난 3월 미국 악기업체 스타인웨이의 지분 31.8%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스타인웨이는 대표적인 명품 피아노 브랜드로, 피아노 가격이 수억원을 넘나든다. 카네기홀 같은 유명 공연장의 90% 이상은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사용 중이다.
양사가 앞다퉈 고급형 피아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중국산 저가제품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영창악기 관계자는 "값싼 중국산 피아노가 국내외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고급형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가형 피아노가 주로 일본이나 유럽산이었지만 앞으로는 국내 피아노 회사를 중심으로 고급형 피아노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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