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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장관님 만나러 조퇴하고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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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복지, 나라 형편 한도내에서 즐겨야"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내일이 기말고사인데 조퇴하고 나왔어요. 나중에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님 만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고등학생 정예슬 양은 15일 오후 수업을 빼먹었다. 당당히 허락받은 '공식적인 땡땡이'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일하는 서숙연 씨도 오후 업무를 접었다. 그는 "(직접 만나보니)뉴스에서 본 것보다 인상이 훨씬 부드럽다"고 말해 윤 장관을 활짝 웃게 했다.


윤 장관과 7명의 트위터 이용자들이 정동에서 만났다. 두 시간 동안 점심을 겸해 이뤄진 간담회에선 장래 희망부터 국가 경제에 대한 고민까지 다양한 얘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장에선 '들으면서 동시에 말할 수는 없다'는 문구의 광고판도 눈에 띄었다. 이날 간담회의 주제어다. 재정부는 "장관이 트위터 이용자들을 만나 진지한 경청을 하겠다는 뜻으로 이런 주제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대학생 김강희(@thefluxus)· 권중혁(@DJRPSDevice) 씨와 고등학생 정예슬(@jungssal)양이 참석했다. 청년인턴으로 일하는 염정훈(@yeomjh) 씨와 주조양(@neo_jujoyang·사회적기업 회사원), 서숙연(@_Anney·한국생산성본부 연구원)·신경섭(@Anifx97·건설회사 회사원) 씨등 회사원들도 함께했다. 참가자는 트위터를 통해 신청한 60명 가운데 골랐다.


"윤증현 장관님 만나러 조퇴하고 왔어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오후 2시부터 정동에서 진행된 트위터 이용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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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시장경기 어떡하죠?"


3개월째 한 대학교에서 청년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염정훈 씨는 "청년실업 대책이 단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윤 장관과 얘기를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급여 차이 등도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강희 씨는 "재래시장에 가봤더니 경기가 너무 안 좋더라"며 "영세 상인들의 살 길을 열어줄 대책을 묻고 싶다"고 했다. 대학생 권중혁 씨도 "내수 시장을 강화할 방안이 있느냐"고 했다.


건설회사에 다니는 신경섭 씨는 "아내와 함께 가계부를 쓰는데 (나라의 가계부를 쓰는) 장관께선 예산을 짤 때 여당과 어떻게 조정을 하느냐"고 물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당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윤 장관으로서는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었다.


◆윤증현 진땀… "굉장히 어려운 질문"


트위터 이용자들의 만만치 않은 내공에 윤 장관도 자세를 고쳐 잡았다. 그는 '청년실업 대책'을 묻자 "정부도 청년 실업 문제에 정말 역점을 두고 있다. 실업은 전세계의 고통"이라면서 쉽지 않은 문제임을 인정했다.


'재래시장 경기를 살릴 대안'을 요구하니 "소비자들은 대형 마트를 선호하는데 정부는 시장 근처에 마트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까지 취하고 있다"면서 "이게 국제 기준에 맞지는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예산 조정 절차'를 묻는 질문에는 "예산은 몇마디 말로는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도 "우리나라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재정이 튼튼했기 때문"이라며 "가정 살림과 똑같이 국가 예산도 투자 우선 순위를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내친김에 야당이 공격하는 4대강 예산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4대강도 내년 말에 공사가 끝나는데 이후에 보면 홍수 방지도 되고 강이 정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윤 장관은 나아가 "이런데에 투자하지 않고 복지 같은데 재원을 다 써버리면 결국 남는게 별로 없게 된다. 사람들이 복지를 누리면서 기대치가 커지고 있지만 나라 형편이 되는 한도 내에서 즐겨야 한다"면서 뼈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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