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이슬람 국가인 아프리카 수단의 한 거리에서 경찰들이 한 여성에게 채찍질을 가하는 동영상 이미지가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로부터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검은 드레스와 스카프 차림인 신원미상의 한 여성에게 경찰이 앉으라고 명령한 뒤 채찍질을 가하기 시작한다.
여자가 “그만, 그만!”이라고 소리쳐보지만 소용없다.
이어 또 다른 경찰이 가세해 얼굴에 웃음까지 띠고 인정사정 없이 여자를 때린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여자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자가 바지를 입고 있다 경찰에 걸렸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다른 경찰들과 구경꾼 수십 명이 현장 주변에 몰려 있었지만 채찍질을 말리는 사람은 없었다. 이렇게 무자비한 폭력은 1분 30초 동안 지속됐다고.
동영상을 보면 한 경찰이 여자에게 “채찍으로 53대 맞지 않으면 2년 간 철창신세를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수단 북부에서 채찍질은 흔히 볼 수 있다고. 그러나 이번 동영상이 네티즌들 사이에 공분을 불러일으키자 수단 당국은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여성 언론인이자 유엔 직원 루브나 아흐메드 후세인도 ‘음란하게’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다른 여성 10명과 함께 현지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다.
이들 가운데는 무슬림이 아닌 여성도 있었다.
후세인과 다른 여성 모두 태형 10대에 벌금 통고를 받았다. 다른 여성들은 태형을 받았지만 후세인 등 3명은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후세인의 경우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유엔 직원이라는 신분까지 벗어 던지고 여성의 바지 차림을 금한 형법에 끝까지 맞서겠다고 버틴 것이다.
당시 후세인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비춰서도 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며 여성에게 바지를 금한 수단 형법이 되레 샤리아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사회의 빗발치는 비난에 수단 당국은 결국 벌금만으로 후세인을 석방했다.
국제사면위원회(AI)의 마이크 블레이크모어 대변인은 이번 동영상을 두고 “수단에서 채찍질이 형벌 형태로 존속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채찍형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며 치욕적인데다 고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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