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대 제작비인 30억이 투입된 OCN 12부작 블록버스터 드라마 '야차'(극본 정형수, 구동회·연출 김홍선·제작 코엔미디어)가 10일 밤 12시 드디어 그 베일을 벗는다.
이미 '한국판 스파르타쿠스', '한국판 300' 등의 별명을 얻으며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야차'는 지난 6일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영상만으로도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야차'의 대본 집필을 맡은 정형수 작가와 구동회 작가다.
■'다모 폐인' 양산한 정형수 작가, '야차 폐인'도 만들어낼까
정형수 작가는 이미 많이 알려졌듯 '다모', '주몽' 등을 집필하며 스타 작가로 떠올랐다. 그 탄탄한 구성과 스토리 전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사극에서는 그의 능력이 여지없이 발휘된다.
드라마 '다모'는 우리나라 사극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왕을 중심으로한 세력 싸움이 기존 사극의 기본 틀이었다면 '다모'는 천민과 포도청 종사관, 역적의 삼각 관계라는 파격적인 구조를 도입해 처음으로 드라마에서 '폐인'이라는 단어를 양산한 작품이다.
이 같은 정 작가가 처음 케이블 드라마로 진출한 것. 지상파 드라마를 줄곧 집필했던 작가가 케이블 드라마를 쓴다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케이블 드라마 사상 최대 제작비인 30억을 투입한 드라마라는 의미는 있지만 업계에서도 정 작가이 이같은 모험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 작가는 케이블드라마를 쓰기가 더 편하다고 강조했다. 허용되는 범위가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케이블 드라마가 오히려 장점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표현에 있어서 허용되는 범위가 넓어서 좋았다"며 "직접적인 감정분출이 편하다. 지상파 같은 경우는 자체 심의를 하기 때문에 보편적인 속어를 사용하는 것도 힘들다. 또 폭력 수위, 선정성, 애정신 같은 것들을 훨씬 더 디테일하게 묘사를 할 수 있다. 감정표현에 있어서 자유롭다"고 말했다.
■첫 사전제작 "충분히 상의하고 완벽을 기할 수 있어 좋다"
'야차'는 12부작 모두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지상파 드라마만 집필해온 정 작가에게는 다소 낯선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 작가는 이 점 역시 케이블 드라마의 장점이라고 평했다.
그는 "아무래도 시청자의 반응, 피드백을 보면서 스토리를 변경한다거나 결말을 수정해야한다거나 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이야기에 대해 충분히 상의해서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릭터 표현과 수위 같은 것들을 구동회 작가와 충분히 상의하고 노력해서 나온 아이디어를 다 표출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역도산' 구동회 작가-'미다스의 손' 김홍선 감독도 주목
구동회 작가는 '역도산'을 집필한 작가다. 영화 시나리오를 집필하다보니 호흡이 긴 12부작 드라마가 낯설수도 있다. 하지만 구 작가 역시 드라마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그동안 120분짜리 이야기만 만들다보니 시간이 많이 주워줬을 때 한사람 한사람을 다루면서 서사를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액션은 '왜 이들이 싸우는가'가 있어야 했다. 대화신은 폭력신처럼 격렬하게, 액션신은 아름답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또 '메디컬기방 영화관',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을 만든 김홍선 감독이 연출로 나섰다. '메디컬기방 영화관'과 '조선추리활극 정약용'은 높은 시청률 뿐만 아니라 색다른 시도로 우리나라 드라마에 새로운 피를 수혈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어떤 비주얼을 가지고 있던 간에 드라마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이야기다. '야차'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잘 표현됐다"며 작가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비주얼만 가지고 승부를 보려고 했다면 생각을 잘못한 것이다. 이 두가지 다 살려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작가와 같이 고민하면서 가족의 사랑과 헌신에 대한 이야기가 잘 녹아있다"고 전했다.
'야차'는 조동혁, 전혜빈, 서도영 등이 주연을 맡아 조선 중기 왕의 비밀조직 '흑운검'을 배경으로 두형제와 한 여인의 엇갈린 운명과 야망, 복수를 담은 대서사시다.
정 작가는 "감독이 지은 '야차'라는 제목이 기가 막힌 것 같다"고 했다. 야차는 불법(佛法)을 수호하기 위해 양손에 칼을 든 이율배반적인 수호신을 말한다. '야차'가 왕권과 권력을 위해 피를 묻혀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그릴 예정이기 때문에 이같이 말한 것.
덧붙여 정 작가는 "물론 허구지만 표현이 한발짝 나아가는,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선에서 드라마계에서 진일보에서 평가만 받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의 바람처럼 '야차'가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고재완 기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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