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결산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한국낭자군'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지배하는 모양새다.
최나연(23ㆍSK텔레콤)이 상금왕과 베어트로피 등 '2관왕'에 등극했고, 신지애(22ㆍ미래에셋)는 '세계랭킹 1위'를 지키며 2010 시즌을 마감했다. '한국낭자군'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7개 대회 가운데 무려 10승을 합작했고, 이를 토대로 세계여자골프랭킹에서도 무려 6명의 한국(계) 선수가 '톱 10'에 진입했다.
▲ 최나연의 '2관왕'= 최나연은 올 시즌 192만7000달러(약 22억원)를 벌어 들여 상금여왕에 올랐고, 69.87타로 최저평균타수상(베어트로피)까지 수상했다. 지난해 신지애(22ㆍ미래에셋)가 신인왕과 상금왕, 다승왕까지 '3관왕'에 오른데 이어 2년 연속 한국의 위력을 절대적으로 발휘한 해였다.
최나연의 특히 막판까지 혼전을 벌여 시즌 최종전이었던 LPGA투어챔피언십에서야 상금여왕과 베어트로피를 확정짓는 집념을 과시했다. 최나연 역시 "가장 받고 싶은 상이 베어트로피였다"며 기뻐했다. 최나연의 이 상은 박세리(2003년)와 박지은(2004) 보다 각별한 의미도 있다. 박세리와 박지은의 수상은 당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실제 최저타수였지만 출전 경기 수를 채우지 못해 '어부지리' 격으로 얻었기 때문이다.
최나연은 그러나 올 시즌 27개 가운데 23개 대회에 출전했다. 톱랭커들이 컨디션을 조절해 가며 스케줄을 조정하는 것에 비해 눈부신 성과다. 신지애는 19회, 크리스티 커(미국)는 22개 대회에 참가했다. 최나연은 2승과 2위 네 차례를 포함해 '톱 5'에만 열두차례나 진입하는 일관성이 돋보였다.
▲ 신지애의 '세계랭킹 1위'= 신지애는 커와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시즌 내내 '넘버 1' 경쟁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신지애가 16주, 미야자토가 11주, 커는 5주동안 1위를 점령했다. 신지애의 활약은 전 세계가 무대라는 것도 독특하다. 프랑스에서 열린 에비앙마스터스와 일본에의 미즈노클래식에서 2승을 따냈고, 국내에서 KLPGA챔피언십 우승을 더했다.
신지애의 '세계랭킹 1위'는 사실 투어 2년차의 반란이다. 미국 현지에서도 "(소렌스탐과 오초아에 이어) 드디어 세 번째 여제가 탄생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신지애는 "1년 내내 치열하게 싸웠는데 내가 되다니 정말 영광스럽다"면서 "1위를 유지하기 위해 이번 겨울 더 열심히 훈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한국의 '10승 합작'= 한국은 서희경(24ㆍ하이트)이 3월 기아클래식 우승으로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다. 서희경은 이 대회 우승으로 내년 LPGA투어 풀시드권을 받아 미국으로 화려하게 진출할 예정이다. 박세리가 34개월 만에 우승컵을 수집해 화제가 됐고, 유선영(24)은 사이베이스 우승으로 매치플레이의 강자로 인정받았다.
최나연과 신지애가 각각 2승씩을 보탰고, 재미교포 미셸 위(21ㆍ한국명 위성미)가 부진을 털고 '챔프군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지민(30)은 5년 만에 우승을 차지해 감격의 눈물을 쏟았고, 2008년 이후 매년 1승씩을 빠뜨리지 않은 김인경(22ㆍ하나금융)도 시즌 막판 우승컵을 들어올려 한국의 10승을 채웠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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