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서울 중대형 아파트 거래가 불붙었다.올해 중반까지만 해도 전혀 거래가 없었던 중대형 아파트들이 강남 3구를 중심으로 하나 둘 거래되고 있다. 강북지역에선 미분양으로 남아있었던 중대형 아파트의 계약이 눈에 띈다. 부동산 시장의 장기 불황의 여파로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 활성화되기 힘들 것이란 시각이 많았던 것과는 판이한 현상이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전혀 거래가 되지 않았던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120.82㎡는 지난달부터 급매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지난 10월11일 15억8000만원에 팔린 것을 계기로 10월27일과 11월6일에도 각각 한건씩 거래됐다. 134.90㎡도 이달 초 21억원에 한채가 팔렸다.
같은 동에 있는 럭키아파트 124.66㎡도 이달에 두채나 주인이 바꿨다. 올 들어 전혀 거래가 없다가 11개월만에 급매물이 팔린 것이다.
우성아파트4차의 중대형 평형대 거래도 이달부터 시작됐다. 지난 5월 이후 팔리지 않았던 152.74㎡는 이달에 두채가 계약됐다. 126.46㎡도 지난 12일 15억5000만원에 올해 첫 거래가 이뤄졌다.
서초구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 5월 이후 거래가 끊겼던 반포동 반포자이 244㎡가 9월말부터 거래가 재개되면서 11월 현재까지 석달새 네채가 팔렸다. 방배동 경남아파트 155㎡도 1월에 거래된 후 9개월 뒤인 지난 10월31일에 거래를 재개했다. 이 아파트는 이달에 한채가 더 팔렸다. 서초동의 아크로비스타 174㎡ 역시 4월에 매매된 후 일곱달만인 지난 18일 거래가 재개됐다.
이같은 분위기는 강남 중대형 주상복합에서도 나타난다. 주상복합 대표인 타워팰리스1차 164.97㎡는 이달 중순 19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타워팰리스 또한 지난 3월 이후 거래가 없었다.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의 매매 역시 지난달 말부터 부쩍 늘었다. 성수구 성수동에 위치한 한화건설의 '갤러리아 포레' 268㎡와 300㎡는 지난달에만 열채가 팔렸다. 9월까지만 해도 매월 다섯채 안팎 계약됐던 것에 비하면 두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달에도 중순까지 다섯채가 주인을 찾았다.
오랫동안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반도건설의 '반도 유보라팰리스'에도 지난달부터 매수세가 붙기 시작했다. 지난달 158㎡ 미분양 물량이 모두 팔렸고 187㎡의 매수상담도 꾸준히 이어진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학군이 좋은 지역에 위치한 강남3구 중대형 아파트에 최근 실수요자들이 붙기 시작했다"며 "전셋값 상승과 함께 현재 집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어우러지면서 중대형 아파트 수요자들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