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중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200개 획득에 도전한다. 42개 종목에 총 968명을 투입한다. 하지만 전 종목서 승승장구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메달획득을 포기한 종목도 있다. 볼링이 가장 대표적이다.
중국 볼링대표팀은 급조됐다. 정식 코스를 밟은 선수는 거의 전무하다. 볼링 애호가에 불과한 회사원, 대학생들로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아시안게임 참가로 회사와 학교를 각각 사직하거나 휴학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크지 않았다. 정부 보조금으로 600위안(약 10만원)을 받았을 뿐이다. 출전국 가운데 가장 형편이 열악하다.
고분자학 석사과정을 밟다 대표팀이 된 장위지아는 “합동훈련을 위해 어쩔 수 없이 1년을 휴학했다”며 “이렇게 환경이 열악할 줄은 미처 몰랐다”고 푸념했다.
부실한 지원에 주류회사까지 그만 둔 49살의 미중리는 자비를 들여 한국으로 건너가 기술을 연마했다. 이 때문에 그는 최근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했다.
최근 중국 언론은 이 같은 현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취미로 뭉친 가난한 대표팀’, ‘구색 맞추기에 이용당한 선수들’ 등의 제목으로 그 실상을 낱낱이 전하고 있다.
중국 내 랭킹 1위 양쉬링은 지난 16일 중국 광저우 톈허 볼링홀에서 열린 개인전 뒤 가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대표팀 선수들의 소득이 높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600위안에 그친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장 체위홍은 경기 뒤 서러움에 눈물까지 흘렸다. 그는 “정부에서 책정해준 1년 경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선수들이 돈이 없어 점심을 굶는 대신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조식을 챙겨 먹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비행기 이동 때도 휴식을 취할 수 없다. 볼링공을 위탁 운송할 비용이 없어 가방에 넣어 꼭 껴안고 있어야 한다.
모든 원인은 열악한 지원. 수영, 농구 등 인기 종목에 치중된 지원에 중국 볼링 선수들의 눈물은 그칠 줄을 모른다. 200개 금메달에 도전하는 스포츠 강국 중국의 숨겨진 실상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이종길 기자 leemean@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