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삼산경찰서, 분양 현장 찾아다니며 이권개입 금품 뜯은 조폭 대규모 적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아파트 분양 현장에서 가끔 '어깨'들이 눈에 띄던 이유가 있었다. 건설사·시민들에게 폭력과 협박을 통해 분양권과 자릿세 등 금품을 뜯어내기 위해서 였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전국 신도시 아파트 분양현장을 찾아다니며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폭력과 협박을 일삼은 혐의(갈취 등)로 수도권과 전남, 강원 지역 조직폭력배 51명을 붙잡아 이 중 두목급인 이모(49)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신모(34)씨 등 40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15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아가 각종 폭력을 휘두르며 분양소장을 협박해 아파트 3채(총 15억원)의 분양권과 현금 400만원을 뜯어내는 등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10곳의 모델하우스에서 35억5000만원 상당의 분양권 등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10일 인천 부평구의 한 아파트 분양현장에서 분양권을 받으려고 찾아온 신모(41.여)씨에게 자릿세를 요구하며 500만원을 뜯는 등 일반 시민 30여명으로부터 총 1억8000만원 상당의 자릿세를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건설회사가 공개추첨을 통해 미분양 세대를 분양하고 있음에도 각종 폭력을 행사해 강제로 선착순 분양을 하도록 한 뒤 맨 앞자리를 점령해 거액의 자릿세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선착순 분양현장을 장악해 분양권을 싹쓸이한 다음 마음대로 프리미엄을 붙여 일명 '떴다방'(무자격부동산업자) 업자들에게 강매해 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건설사 등 피해자들은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쉽게 신고를 하지 못하고, 폭력배들은 부동산업자로 위장하는 등 범행수법이 교묘해 수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캐는 한편 자신들끼리 집단 패싸움을 벌이는 등 이권다툼을 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