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은 '아이패드' 활용성은 '갤럭시탭'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태블릿PC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열리고 있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를 비롯해 서로 다른 플랫폼과 제품사양 및 철학, 타깃 소비층을 염두에둔 태블릿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4분기 이후 스마트 기기 시장의 판세는 태블릿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전세계 태블릿 시장 열풍은 선발주자인 애플 아이패드가 촉발한 상황이지만 국내에서는 13일 갤럭시탭이 먼저 요금제를 확정짓고 시판에 들어가면서 경쟁의 신호탄을 쐈다.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7인치화면에 380g의 슬림 디자인으로 이동성과 한국형 콘텐츠의 활용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1080P(해상도)의 풀HD급 화질에 1Ghz프로세서와 그래픽 칩셋으로 현존 최고 사양을 자랑한다. 300만화소 후면카메라에 130만화소 전면카메라로 영상통화가 가능하다.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출시사인 SK텔레콤은 전자책서비스인 리더스허브와 3D내비 등을 선탑재하고 T스토어를 통한 한국형 콘텐츠 수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 월 5만 6000원가량을 내고 3년을 사용해야하는게 부담이다. 하지만 기기하나로 내비와 블랙박스, 전자책, 사전 등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갤럭시탭 택시'와 같은 이색 체험행사를 진행하며 기능성을 부각하는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갤럭시탭의 경우 지난 G20 정상회담과 비즈니스서밋에서 각국 정상과 기업인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바 있다.
태블릿 시장의 개척자격인 애플 아이패드의 경우 지난 KT가 9일 오후로 예정했던 예약가입을 전격 연기하면서 국내 시판이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KT는 이달내 공식 출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지난 4월 출시이래 누적 825만대가 판매되며 2010년 3분기 현재 세계 태블릿PC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5만개가 넘는 앱스토어와 1만개이상 아이패드 전용앱을 갖춘 것은 경쟁사가 넘보지 못하는 이점이다. 반면 9.7인치의 화면으로 시원하고 역동적인 웹서핑이 가능하지만 상시 휴대하기 어려운 크기인데다 670g인 무게로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가격대 역시 갤럭시탭과 유사한 수준으로 초기 구입비 부담이 적지않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애플 마니아층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있어 갤럭시탭과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전망이다.
여기에 KT가 중소업체인 엔스퍼트와 협력해 지난 8월 선보인 아이덴티티텝(K패드)에 대한 마케팅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1만대이상 팔린 K패드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다. 출고가 49만원에 월 2만 7000원인 와이브로 요금제에 2년 약정가입하면 14만원대인 와이브로수신기(에그2)에 패드까지 끼워준다. 구글과의 협의문제로 아직 안드로이드마켓을 사용할 수 없다는게 단점이지만 경제적으로 태블릿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이다. KT는 내달 K패드에 인터넷전화를 결합한 홈태블릿폰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 역시 내년 초 안드로이드 기반의 8.9인치 화면에 인비디아의 테그라2 듀얼코어 CPU를 탑재한 `옵티머스 태블릿'을 출시하고 경쟁에 가세한다. 단 뒤늦은 만큼 플랫폼은 구글이 태블릿을 위한 개발한 3.0ㅂ전 허니콤을 사용할 계획이다.
블랙베리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RIM)도 갤럭시탭과 동일한 해상도의 7인치 화면을 탑재한 `플레이북`을 내년초 국내 출시한다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10.1인치 화면의 '모토패드' 출시를 앞둔 상황이다. 이밖에 HP, 델, 도시바, 에이서 등 전통 PC업체들도 태블릿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각축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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