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오는 15일 현대건설 본 입찰 마감을 나흘 앞두고 채권단이 입찰 자료를 제출할 장소를 확정하지 못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번 현대건설 매각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2일 "당초 메릴린치 서울지점이었던 본 입찰 마감 장소가 다른 곳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채권단 측에서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에 15일 당일 오전 10시경 장소를 통보하겠다는 연락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전했다.
현재 현대건설 매각 주간사는 메릴린치와 산업은행ㆍ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 등 2곳이다. 메릴린치에서 본 입찰 서류 제출 장소가 변경이 된다면 산업은행과 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과 관련된 곳이 차선책으로 유력해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이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일 관심이 집중될 것을 우려해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 9월 말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장소가 노출됐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금껏 채권단이 인수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유독 강조했던 만큼 이 같은 행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감 시간이 오후 3시인데 당일 오전 10시에 장소를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는 것은 상식선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산업은행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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