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11일 G20 정상회의 주무대인 코엑스 일대. 독특한 모양의 삼륜구동 전기스쿠터를 탄 경찰이 눈에 띈다. 뉴욕과 L.A 등 미국 각 주 경찰이나 경비업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티3모션(T3 Motion)이라는 미국 전기차 전문업체가 생산하는 제품이다. 제품명은 T3 시리즈 ESV(Electronic Stand-up Vehicle). 이름 그대로 서서 타는 제품이다.
이미 미국 등 북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 20개 나라에선 경호용으로 각광받는 '탈 것'이지만 이번 정상회의 기간을 통해 국내에선 처음 선보였다. 국내 독점공급을 맡고 있는 써니전자의 정완석 본부장은 "정상회의 기간 경호업무를 위해 경찰에 20대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얼핏 보기에는 기존에 레저용으로 제작된 세그웨이와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제품의 안전성이나 기본 콘셉트는 전혀 다르다는 게 회사측 설명. 세그웨이는 직접 개발한 이가 최근 그 제품을 타다 추락사로 숨졌듯이 안전성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T3 시리즈는 삼륜구동인데다 기본 무게만 140㎏에 달해 안정적이다.
주로 사용하는 곳이 경찰이나 경비업체인 이유도 제품을 개발할 당시부터 경호, 경비업무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주요 도시에선 경찰을 비롯해 민간 경비·경호업체나 공원, 공항, 보안시설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 정 본부장은 "운전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서서 타도록 제작됐으며 싸이렌, 경고등 장치가 기본적으로 장착돼 있어 경찰이나 경비업체 위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40년 넘게 전기·전자부품을 주로 만들던 써니전자가 T3시리즈와 같은 전기차 분야 사업을 시작한 건 현 대표이사인 곽경훈 사장의 지론때문이었다. 기존에 전혀 다루지 않던 분야인데다 아직 전기차 관련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않은 국내 여건상 T3시리즈 사업은 위험요소가 많았던 게 사실.
그러나 곽 사장은 "친환경 이동수단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결국 우리 모두가 필연적으로 목표로 해야 할 지점"이라며 T3시리즈와 같은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결국 지난 8월 미국 업체와 계약, 이번 정상회의를 데뷔무대로 택했다.
일반 콘센트를 통해 충전할 수 있는 T3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 역시 탄소배출이나 공해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최고 속도는 40㎞/h, 성인 2명까지 탈 수 있다. 3, 4시간 충전하면 하루간 순찰업무가 가능하며 하루 한번 충전 기준 약 8년간 탈 수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우선 경찰 등 경호업무 위주로 판매하고 나아가 장애인, 일반인에게도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아직 미정이지만 세그웨이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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