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송파구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 중인 김진석 사장(55, 가명)은 요즘 숨통이 트인다. 하루 한 두건씩 거래가 성사시키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간 경기침체로 자취를 감췄던 매매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에 추운 겨울에도 사무실을 늦게까지 지키고 있다.
◇다세대 거래 "하루 한 두건"= 지난 7일 찾은 강남 3구일대 공인중개소들은 내년 상반기께는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지난 한 달여간 급매물 중심이긴 하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송파구 석촌동 인근 공인중개소는 "원룸, 투룸 등 다세대 거래가 하루 한 두건씩 돌고 있다"며 "전세 거래에 이어 매매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빌라, 연립 등 아파트 외 거래가 하루 한 두건씩 이어지고 있으며 전세를 끼고 사는 등 투자 목적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급매물 거래 정도"라면서 "향후 상승기가 올 것이라는 전망은 조금 이른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아파트 거래 "재건축·중소형"= 아파트에서는 치솟는 전셋값이 급매물의 소진을 돕는 분위기였다.
서초동의 한 공인중개소는 "서초 이오빌(79㎡)의 경우 1억7500만원에서 1000만원 가량 가격이 오른 상태"라며 "전세값이 오르면서 매매가도 오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세민들이 치솟는 전세가에 차라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이들의 급매물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수요들의 급매물 잡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논현 마일스디오빌(48㎡), 방배 한신트리플(52㎡E), 방배 디오빌 등도 1000만원 가량 매가가 상승했다.
발빠른 투자자들도 조금씩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재건축 중소형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의 경우 지난 3개월간 42~52㎡ 규모 중소형 아파트가 2500~3500만원 가량 상승했다.
가락동, 반포동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김씨는 "중소형 재건축 아파트는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 물건들은 전세수요가 높고 향후 개발에 다른 이익을 기대해볼 수 있어 경기 회복시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연 부동산 114과장은 "현재 강남 3구내 아파트들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이 물건들은 재건축·중소형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가 이뤄진다는 것만으로도 '전망이 밝다'는 기대심리의 발생을 추측할 수 있다"면서도 "거래 활성화까지는 아직 힘든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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