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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엽 위원장, "대종상영화제 이변 속출할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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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엽 위원장, "대종상영화제 이변 속출할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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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올해 대종상영화제의 목표는 두 가지다. 변화와 개선. 그 지향점은 ‘한국영화의 역사, 그 이상의 것’이다. 사실 바람은 47년 전부터 이뤄져왔다. 그간 막이 오를 때마다 늘 ‘최고’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붙었다. 하지만 정인엽 집행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 주섬주섬 메스를 꺼내들었다.

수술대에 오른 역사 깊은 영화제. 일부 영화인들은 의아해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뜯어말리기도 했다. 눈엣가시는 바로 그것이었다. 안주하려는 자세와 시대에 뒤떨어진 심사 절차. 정 위원장은 미래를 내다봤다. 그는 “대종상영화제라면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릴 수 있을 만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변화를 거친다면 칸, 베니스영화제보다 그 위상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대종상영화제, 정체성 확립 절실하다”

-올해 대종상영화제에 꽤 많은 변화를 가하고 있다.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탓이다. 최근 국내 열리는 영화제 수가 대폭 증가했다. 희소성은 사라졌다. 물론 대종상영화제는 가장 깊은 역사를 자랑한다. 차별성을 갖춘 요소들도 지니고 있고. 하지만 최근 이는 상실된 느낌이 역력했다. 인터넷 등의 발달로 재미있는 세상이 되다보니 중요한 것들을 자꾸만 지나쳐버린다. 한국영화의 역사를 대중에게 상기시키고 세계 속에서 우뚝 설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때다.”


-‘한국영화의 역사, 그 이상의 것’이 올해 영화제의 모토다. ‘그 이상의 것’이란 무엇인가.


“젊음이다. 영화는 젊은이들의 것이다. 그 시대의 트랜드에 따라 계속 바뀐다. 1960년대 감독으로 데뷔했을 때 유럽에서 누벨바그가 일어났다.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등의 등장은 가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최근 한국영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종상영화제도 이에 발맞춰 변신을 거듭해야 한다. 물론 역사성을 중시하는 틀은 유지할 생각이다. 어떤 분야든 전통을 무시하면 그 변화는 인정받을 수 없다.”


-변화 강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이천춘사대상영화제 등 국내 영화제들을 맡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 불분명한 색깔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성공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축제 개념을 버리고 경쟁 체제에 돌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칸이나 베니스영화제처럼 커질 수 있다.”


-영화제는 많아졌지만 이들의 한국영화 기여도는 떨어진다는 말인가.


“그렇다. 지방에서 열리는 영화제 대부분은 축제에 더 가깝다. 그 본질은 거의 찾기 어렵다. 영화제도 이제는 수익을 내는 도구로 거듭나야 한다. 대종상영화제도 마찬가지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역사가 오래됐어도 그 가치는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간 대종상영화제는 정체성이 거의 없었다.”


▲ 심사에 불어넣은 작은 혁명


정인엽 위원장, "대종상영화제 이변 속출할 것"(인터뷰)


대종상영화제 사무국은 올해 심사에 변화를 꾀했다. 예심 심사위원으로 전문가 대신 일반 관객 50명을 모집했다. 그간 후유증 많았던 결과를 복기,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파격적인 방법을 택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뽑힌 심사위원들은 출품작 가운데 본선에 오를 10편을 선정했다.


이 같은 변화는 본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까지 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소속 회원들이 주를 이뤘다. 올해는 단 한 명만 심사에 참여한다. 빈자리는 평론가, 외국인, 언론 소속이 아닌 칼럼리스트 등이 메운다. 총 11명의 심사위원들은 인기상을 제외한 22개 부문에 모두 관여하게 된다.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 구성에 많은 변화를 가했다.


“너무 오락성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그간의 지적 때문이다. 불식을 위해 대중의 눈을 빌리기로 했다. 예선 심사위원 50명은 서류심사, 면접, 2차 면접 등 심사숙고를 거쳐 결정했다. 영화 성향, 참석률, 인성, 작품을 보는 시각 등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변이 속출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더 이상 영화인들끼리의 짜고 치는 고스톱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최근 영화들에 불만이 많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테크닉은 넘치는데 주제가 모호하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불분명하고. 올해 대종상의 영광은 반드시 창작의 고통이 엿보이는 작품에게 돌아가게 할 것이다.”

-큰 파장이 예상되는데.


“영화인들 혹은 대중이 불만을 제기한다 해도 강행할 계획이다. 그래야만 ‘변화’라는 희생의 산물을 얻을 수 있다. 분명 대종상영화제는 과도기를 맞을 것이다. 그 기간은 약 3년 정도로 예상된다.”


-심사기준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점은 무엇인가.


“영화정신이다. 국내 영화사만 천 개가 넘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크랭크에 들어가는 건 10%에 지나지 않는다. 쉽게 영화를 만든 이들이 순식간 사라지는 까닭이다. 최근 영화인들에게서는 실패를 겪더라도 다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저 영화를 황금의 땅으로만 여기고 달려드는 것 같다. 끈질기게 아픔을 참고 이겨낸 자만이 달콤한 열매를 먹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


-그 기준에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 감독은 누구인가.


(한참 생각하다)“강제규다. 이야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래서 한 작품도 실패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그는 사전 준비가 철저하다. 진정한 프로인 셈이다. 관객을 만나려면 이 정도 노력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인감독들도 충분히 좋은 작품을 내놓을 수 있지 않은가.


“야구에서 누구나 ‘홈런타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장타 비결을 깨우친 선수만이 수식어를 가져갈 수 있다. 어쩌다 노려 친 것이 담장을 넘어갈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선수에게 ‘홈런타자’라고 부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심사를 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멜로영화의 부재다. 물론 이해는 한다. 가장 다루기 힘든 장르니까. 인간의 미묘한 감정을 그려내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앞으로 한국영화에 좋은 멜로작품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한다.”


정인엽 위원장, "대종상영화제 이변 속출할 것"(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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