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성장위해 최적의 선택…LED 불황으로 시기 안좋아 '쉬쉬'
LG이노텍, 1조원 들인 파주 월롱단지 LED공장 27일 준공식 개최
구본무 회장, 지경부 장관 및 LED 장비업체 CEO 참석 등 대규모
"조촐한 행사" 선긋는 이유…공급과잉으로 업황 최악 타이밍 안좋아
선두업체 도약 위해선 필수…장기적으로 LED시장 성장시 혜택 예상
[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LG이노텍(대표 허영호)이 약 1조원(부지 및 건설 비용 포함)을 들여 설립한 발광다이오드(LED) 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이같은 사실을 외부로 일절 알리지 않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LED 업계에서는 투자 규모 및 생산 캐파(능력) 등을 고려할 때 LG이노텍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회사측은 '조촐한 행사'일 뿐이라며 손사래를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오는 27일 경기 파주 월롱산업단지에 위치한 LED 공장의 준공식을 연다. 이날 행사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부측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참석하며, 미국 최대 LED 제조용 장비업체인 비코(VEECO)의 존 필러 최고경영자(CEO)가 함께 할 예정이다. 이날 존 필러 CEO는 경기도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LED 공장 준공식에 지식경제부 장관 및 글로벌 최대 LED 장비업계 CEO가 참석한다"면서 "이번 행사가 최근 관련 업계의 가장 큰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LG이노텍은 LED 공장 준공식을 조촐한 내부 행사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1조원 정도의 공장 설립 비용이 들어갔다"면서도 "준공식은 저희끼리 조촐하게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회사의 미래가 걸린 공장 준공식을 열면서도 이를 외부로 알리지 않는 이유를 최근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LED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 LED 산업이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지만, 3분기 LED TV 판매 저조로 LED 부품업체들의 재고물량이 크게 쌓였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연말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LG이노텍의 공장 준공식이 시기적으로 타이밍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회사 고위 관계자도 "파주 공장은 지난 5월 말부터 가동에 들어갔다"면서 "그 당시에는 (LED칩)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LED TV가 잘 안 팔려 가동률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LED 공장 준공 시기가 시장 상황에 비춰 적절치 않지만,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당연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LED 부품의 재고가 많이 쌓여 공장 가동률이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미래를 준비하고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지금의 투자가 적절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LG이노텍이 업계 선두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가야 하는 과정"이라며 "시기상으로 조금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LED 시장이 성장했을 때 혜택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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