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결혼해주세요'가 시청률 급락세를 보이며 KBS 주말극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엄마가 뿔났다' '솔약국집 아들들' '수상한 삼형제' 등 KBS는 오랫동안 주말 드라마의 강자로 군림해왔다. 자극적인 소재로 '막장'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친근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막장임에도 불구하고 30%가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KBS'라는 공식을 만들어낼 정도였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 '결혼해주세요'는 전국시청률 21.0%(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불안한 1위를 지키던 '결혼해주세요'는 결국 주말극 1위 자리를 뺏기고 말았다. 30%에 육박했던 '결혼해주세요'의 시청률이 20%대 초반으로 추락하면서 KBS 주말극의 명성도 빛이 바랬다는 평이다.
방송 초반 '결혼해주세요'는 부동의 1위인 KBS 주말극의 아성을 이어가는 듯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드라마는 상승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힘겹게' 1위를 이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작위적이고 다소 황당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으며 SBS '이웃집 웬수' '인생은 아름다워'의 맹추격을 당하며 1위 자리를 위협당했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한 '결혼해주세요'는 결국 '이웃집 웬수'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말 그대로 '굴욕'이다. 현재 '결혼해주세요'는 '주말극=KBS'라는 공식을 무너트리고 '이웃집 웬수'에게 1위를 내준 것도 모자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인생은 아름다워'에게까지 추격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그동안 '막장' 논란 속에서도 KBS가 주말극 1위를 지켜온 이유는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있었다. 전작 '수상한 삼형제'는 '막장 중의 막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높은 시청률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방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막장' 콘셉트 속에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현실적인 캐릭터와 설정으로 3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결혼해주세요'는 다르다. 아줌마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더 이상 시청자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일명 '떡집 아줌마'가 가수가 된다는 설정은 지나지게 작의적이고 뜬금 없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 역부족이다. 현실성이 부족할 뿐더러 극적인 흥미를 끌 만한 요소도 많지 않다.
'결혼해주세요'가 지금까지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면 주말극 2위는커녕 3위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진부하고 예측 가능하며 작위적인 극 전개가 계속된다면 드라마를 외면하는 시청자들도 늘어날 것이다. '결혼해주세요'가 바닥에 떨어진 KBS 주말극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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