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그들이 기적처럼 돌아왔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어둠을 뚫고 빛의 세상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 놓으면서 올라왔다. 칠레 산호세 광산 붕괴사고로 지하에 갇혀있던 광부들이 어제부터 속속 가족의 품에 안겼다. 사고가 난 지 69일만이다. 세계인이 TV 중계로, 컴퓨터로, 트위터로 이들의 귀환을 지켜 보며 환호하고 감격했다.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TV중계가 이어지는 동안 사이버 공간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슴 벅차다." "목이 메었다." "전원 무사귀환을 빈다." "인간만세!"
칠레 북쪽 산호세 광산이 무너져 33명의 광부들이 매몰되는 사고가 일어난 것은 지난 8월5일. 일주일 후 칠레정부는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17일째 되는 날 기적이 일어났다. 지하 700m까지 뚫고 들어간 구조대 드릴에 "33인 모두 괜찮다"는 쪽지가 매달려 올라온 것이다.
드디어 13일 오전 0시11분(현지시간) 매몰 광부 중 첫 번째로 프로렌시오 아발로스가 구조캡슐 '페닉스'를 타고 생환했다. 그는 울음보를 터뜨린 7살 난 아들, 연방 눈물을 떨구는 아내와 감격의 포옹을 했다. 구조대원들은 "치 치 치…레 레 레"라는 구호를 외치며 감격의 응원을 보냈다.
칠레 광부들의 인간승리 드라마는 새삼 생명의 존엄성을 되새기게 한다. 구조대의 면밀한 계획, 무사귀환을 바라는 많은 사람의 염원이 이룬 쾌거다. 그러나 지상의 사람들보다 더 빛나는 것은 막장의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떨치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광부들이다. 그들은 절망하지 않았다. 리더를 뽑고 생환을 확신하면서 격려하고 뭉쳤다. 서로 마지막까지 남겠다고 양보했다.
칠레 광부들의 생환을 보면서 생명과 이웃을 다시 생각한다. 힘겹고 어려운 서민, 동네가게, 중소기업에게도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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