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기업인 - 최태원 SK그룹 회장
다양한·민간외교 전문지식 바탕
신·재생에너지부문 의장에 낙점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소탈ㆍ파격ㆍ토론ㆍ청바지ㆍ편안함ㆍ경청ㆍ디지털 카메라ㆍㆍㆍ'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다. 그리고 이들 단어는 고스란히 '젊음'으로 모아진다.
30대에 그룹 최고 자리에 올라 어느덧 50대를 맞이하는 13년차 최 회장은 처음과 마찬가지로 젊은 이미지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젊음'은 경영자에게 강력한 무기다. 어제 성공한 기업이 오늘 무너지는 일이 허다한 치열한 전쟁에서 경쟁사 CEO보다 젊은 마인드를 갖췄다는 것은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숨어있는 또 다른 기회를 먼저 발굴해내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젊은 감각은 SK그룹을 변화시킨 원동력이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과 박사과정을 공부하던 당시 접한 정보통신 분야에 매료된 SK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은 정보통신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이어 SK그룹에 입사한 후 최 회장은 회사가 이동통신사업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그는 '석유 이후'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저탄소 녹색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SK그룹은 그린카 배터리와 태양전지, 수소연료 전지 등 7대 녹색기술 과제를 선정해 연구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이자 세계 세 번째로 2차전지 핵심부품인 리튬이온전지분리막 기술을 개발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올해에는 신에너지 자원확보, 스마트 환경구축, 혁신 기술개발 등을 '글로벌 지속 가능'의 3대 핵심 신규 사업 분야로 정하고, 오는 2020년까지 총 17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이 돋보이는 또 다른 점은 활발한 민간 외교 활동이다. 해외시장 개척에 많은 의지를 보여왔던 그는 지난 1998년 12월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1999 차세대 지도자 100인'에 선정됐으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도 꾸준히 참석하며 글로벌 감각을 익혀왔다.
또한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 포럼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다루는 UN(국제연합) 산하 전문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말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의 기조연설 직전 이 대통령을 소개하는 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다.
이제 최 회장은 다음 달 11~12일 열리는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국내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12개 소주제 그룹중 신ㆍ재생 에너지 부문 워킹그룹 컨비너(convenerㆍ의장)에 선정됐다. 컨비너는 소주제 내용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토의를 진행하며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리더십과 전문지식이 필요한 자리다. 특히 신ㆍ재생 에너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는 물론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경제 구현을 위해 추진해 온 산업으로, 이번 서밋에서도 가장 많은 CEO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분야다.
따라서 다양한 민간 외교 활동 경험과 외국어 구사 능력과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깊은 조예를 갖춘 최 회장이 컨비너로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G20 비즈니스 서밋 준비위원회측의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한 녹색비전을 전 세계 관련 업계 대표와 G20 정상들에게 발표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신재생 에너지는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녹색성장의 핵심 분야로 남은 기간 빈틈없이 준비해서 의미 있고 방향성 있는 결론이 나올 수 있도록 회의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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