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빌게이츠·이건희 회장 등 글로벌 CEO 참석
4대의제 12개 분과회의···정상들과 토론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주역으로서 그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전망이다.
G20 경제정상들의 모임인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이 정상회의 개회 전날인 11월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개최된다.
이번 서밋은 업종별 최상위권에 속하는 글로벌기업 CEO 120여명 이상이 참석해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위한 기업의 역할'이란 주제로 토론과 협상이 진행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회장)가 참석을 확정한 것을 비롯해 세계 최대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브라이언 T. 모니언 회장, 철강업계 세계 1위인 아르셀로 미탈의 락시미 미탈 회장, 글로벌 1위 식품 업체 네슬레 피터 브라맥 회장 등 업계 거물 CEO들이 서밋을 빛낼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15명이 참석한다.
◆정책 수혜자에서 '조언자'로=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이 정부의 파트너로 참여하는 첫 행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G20국가들은 대규모 예산을 집행해 위기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년 넘게 재정 확대가 지속되면서 정부 살림살이가 크게 악화돼 출구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따라서 정부가 살린 불씨를 지속적으로 지펴줄 연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민간기업이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에 2008년 11월 1차 회의 후 세계경제와 금융 규제를 다루는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개발, 에너지, 무역의제 등을 다루는 셰르파(Sherpa) 회의를 중심으로 운영돼 온 G20 정상회의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민간분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4개 의제ㆍ12개 소주제 논의= G20 비즈니스 서밋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금융ㆍ무역투자ㆍ녹색성장ㆍ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의 의제를 정하고 각 의제별로 3개씩 총 12개 분과를 정했다. 각 분가에는 글로벌 기업의 CEO들 간 의견을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컨비너(Convenerㆍ의장) 12명을 선정했다. 최태원 회장이 국내 기업인을 대표해 신ㆍ재생 에너지 소주제 부문을 맡았다.
소주제별 컨비너를 맡은 기업인은 작업반에 참여해 이달 말까지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며, 7~8명의 CEO들이 배정되는 각 소주제 협의체는 이달 28일까지 두 차례의 사전 회의를 통해 최종 회의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이다. 앞서 중간 보고서들은 G20 재무장관 회의 및 셰르파 회의에 제출돼 G20 정상회의의 논의에 반영되며, 11월 11일 본 회의 때에는 4개 의제별 라운드 테이블에서 각각 약 30명의 CEO들이 정상들과 함께 총 3시간에 걸쳐 토론하게 된다.
준비위측은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모델이 큰 성과를 거둘 경우 G20이 민관의 목소리를 모두 담아내는 진정한 글로벌 경제협력체로 완성되는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서울 정상 회의를 기점으로 비즈니스 서밋이 G20 정상회의 프로세스의 하나로 제도화돼 세계 경제 번영을 위한 유용한 채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매출 4조달러, 한국 GDP의 4.8배=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가가 확정된 기업인은 11일 기준 112명이다. 조직위는 참석을 희망하는 기업이 상당수라 최종 명단에는 일부 참석자가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단체를 제외한 92개 기업의 자산 총액(2009년 현재)은 30조달러로 전 세계 인구가 하루 세 번씩 1년 1개월간 빅맥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매출액은 4조달러로 한국의 4.8배에 달했으며, 참가기업 1개당 평균 매출액은 약 439억달러로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중 116위에 해당한다.
92개 기업의 종업원 수는 총 917만명으로 캐나다 전체 근로자(1843만명)의 절반, 그리스와 스웨덴의 근로자 수를 합친 수(980만명)과 비슷했다.
참가기업의 평균 수명은 73년이며, 100년 이상 된 기업도 30개에 이르렀다. 가장 오래된 기업은 아시아 최대 제약사인 일본 다케다 제약으로 올해로 설립 229년을 맞았다. 미국의 JP모건 체이스는 211년, 벨기에 유미코아는 205년으로 200년 이상된 기업도 3개사에 달했다.
40대의 젊은 글로벌 리더들은 러시아 철강업체 세베르스탈 회장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45)와 최태원(49) SK그룹 회장 등 8명이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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