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계좌 "예전 관행이 나도 모르게 이어져"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차명계좌 개설을 주도한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방침을 통보받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1일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 중이라며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 및 이백순 신한은행장과의 3인 동반 퇴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은 라응찬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소재 본점 로비에서 입장 표명을 통해 이같이 입장을 밝혔다.
이날 오전 9시15분경 로비에 도착한 라 회장은 향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설득하면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 회장을 포함한 신 사장과 이 행장 등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3인의 동반 퇴진 여부에 대해서는 "혼란기에 동반 퇴진은 쉽지 않다"며 "조직 안정과 발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누군가는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 사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의향은 없다고 밝혔다. 소 취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차명계좌 개설 혐의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당국에 상세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명계좌 개설을 지시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다. 차명계좌 개설 이유에 대해서는 "옛날에 밑에 시킨 게 관행적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이어져왔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 회장이 직접 시킨 게 아니라 자금 관리를 밑에 직원들이 해왔는데 그게 관행적으로 이어져왔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희건 회장의 자문료 횡령 건에 대해서는 "신 사장이 뭐라고 했는지는 모르지만 나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향후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는 "이사회에서 조직 안정과 발전을 위해 충분한 논의를 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아직 일정은 안 잡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능하면 경영 공백이 없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희망"이라며 "감독당국이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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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현 상황에 대해 "나름대로 올곧게 살아왔는데 마지막에 이런 일이 생겨 죄송하기 짝이 없다"며 착잡한 마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라 회장은 기자들이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씁쓸한 웃음만을 지어보이며 일문일답을 마치고 직무실로 향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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