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두산과 롯데 불펜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힘은 빠졌는데 만나는 타선은 괴물이다. 9회말 빨간불 두 개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가장 큰 고민은 마무리. 양 팀 모두 확실한 소방관이 없다.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두산 마무리 이용찬은 지난 6일 음주운전 사고 후유증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큰 경기서 팀의 허리를 책임지던 임태훈은 잦은 등판으로 갈빗대 아래에서부터 엉덩이까지 통증에 시달린다.
울상을 짓는 건 롯데 역시 마찬가지. 부상으로 인한 선수 이탈은 없다. 그저 고질병이다. 이전부터 그래왔다. 올 시즌 세이브나 홀드를 10개 이상 올린 선수는 전무하다.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07. 4.29의 두산보다 무려 1점 가까이 높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28일 마무리에 대한 질문에 “최근 불펜이 나아지고 있어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뚜렷한 언급을 회피한 것. 준 플레이오프서 불펜진은 이전처럼 전 선수를 가동시킬 것으로 보인다. SK와는 다소 다른 차원의 벌떼야구다. 그 선봉장은 올 시즌 7개로 팀 내 최다세이브를 기록한 임경완이 맡는다. 방패가 허물어지면 허준혁, 김사율 등이 투입된다. 두 투수는 올 시즌 각각 1세이브 9홀드와 5세이브 5홀드를 남겼다.
겉보기에 두산은 큰 걱정이 없어 보인다. 나란히 홀드 1, 2위를 차지한 정재훈(23)과 고창성(22)이 버틴다. 하지만 두 선수가 흔들리거나 시리즈가 장기화될 경우 철벽은 예상보다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 한 야구전문가는 “김승회 등의 다른 투구들이 얼마나 제 역할을 해주느냐가 두산 허리의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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