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LH공사 최근 행정절차 개시에 반발 "강력제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지구~영종하늘도시(인천공항)를 연결하는 '제3연륙교'의 앞날이 어둡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인천시와 LH공사가 다리 건설을 기정 사실화하고 사전 행정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에 대해 "강력 제재하겠다"라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아시아경제 기자와의 통화에서 "타당성 용역 결과가 나오는 데로 건설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시와 LH의 행정절차 개시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나오면 강력 제재하는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강력 제재'의 의미에 대해선 "우리는 공유수면 점ㆍ사용 허가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리 건설을 위한 실시계획 승인에 필수적인 공유수면 점·사용권 획득 과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시와 LH는 오는 2014년 임시 개통을 목표로 길이 4.8㎞, 왕복 6차선의 다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턴키(설계ㆍ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발주하기로 하고 입찰 방법 및 인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다. 예산은 청라ㆍ영종지구 토지 판매 수익 중 5000억원을 떼 내 적립해 놓은 상태다.
시와 LH측은 부동산 침체로 지지부진한 청라지구와 영종하늘도시 활성화를 위해 제3연륙교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청라지구의 경우 인천공항과 직접 연결되는 제3연륙교가 건설되어야 국제금융업무단지 조성에 힘을 받을 수 있다.
영종하늘도시는 제3연륙교가 건설될 경우 서울과의 거리가 40분 안팎으로 가까워져 현재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각종 개발 계획과 아파트 분양 및 미분양 해소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와 LH는 현재 빠른 공사 진행을 위해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년 7월 중 국토부와 함께 실시 중인 타당성 용역이 완료되는 데로 바로 공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다.
LH 청라ㆍ영종 사업단 관계자는 "LH의 경영상태가 안 좋지만 청라 영종 지구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제3연륙교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공사를 준비 중"이라며 "타당성 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모르지만 일단은 최대한 공사를 앞당기기 위해 행정절차라도 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제3연륙교 건설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애초부터 국토부는 현재도 인천공항을 연결하는 2개의 민자고속도로(인천대교ㆍ인천공항고속도로)의 통행량이 부족해 매년 각각 1000억원 안팎의 통행료를 국비로 보조하고 있는데 또 하나의 도로를 건설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는 시각이었다.
거기에 제3연륙교의 무료화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통행료가 비싼 기존 민자고속도로 통행량 감소로 국비 보조금이 더 늘어나 '이중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단 제3연륙교 건설 여부는 내년 7월 나올 타당성 용역 결과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허가권을 가진 국토부의 부정적 입장은 타당성 용역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앞날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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