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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소통..."금리 동결 이유는"(종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3초

더블딥 없고 물가상승 압력도 여전하다는데...
시장 관계자들, 김중수 총재의 시그널에 문제 제기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무엇보다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불확실성이 한은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중수 총재는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이란 당초 전망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다만 인상 시기는 그때그때 여건에 따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예단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총재는 "현 기준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지만 금리를 단기간에 정상화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만간 금리가 오르긴 오르겠지만 금리 인상은 당시 대내외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해서 판단하기 때문에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금리 인상 요인은 충분했다.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 하반기 물가 상승 압력도 거세질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너무 낮은 수준이어서 4.25% 안팎까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김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이후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


이 때문에 대다수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분위기다. 김 총재가 금리 인상 시그널(신호)을 지속적으로 보내 이달에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신호가 잘못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물가상승 압력이 상존해 금리 인상 요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


인상 신호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볼지 단기적인 관점에서 볼지는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게 김 총재의 설명이다.


그는 "미국 경제에 더블딥(재침체)이 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년 미국 경기는 성장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블딥 우려도 없고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시장 관계자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김 총재는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가 이번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대해 "특정 정책만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부동산시장은 항상 금리 결정에 중요한 변수"라고 답했다.


그는 "현재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이유는 모두가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집값이 급격히 변동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 총재는 간담회 말미에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RB) 의장의 발언을 예로 들며 시장과의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이 최근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준 연례 심포지엄에서 시장과의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특정한 정답은 없다고 얘기한 것.


김 총재는 "시장과 소통을 어떻게 하는 게 적절하냐는 문제는 단기적인 관점과 중장기적 관점 사이에 어려움이 있다"며 "각자가 보는 시각과 입장이 다르고 같은 단어를 써도 경제환경에 해석이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시장 관계자들 역시 김 총재의 발언을 앞으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향후 엇갈린 소통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 이후 배포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서 "최근 국내 경기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수출 호조 및 소비·설비투자 회복세 등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은 또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점차 확대되고 경상수지 흑자 기조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한은은 "미국 등 주요국의 경기회복세 둔화 가능성 및 유럽국가 재정문제 등이 국내 경제성장의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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