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서민생활에 직결된 152개 생활물가와 52개의 'MB물가'가 지난달 모두 큰 폭 상승하면서 추석을 앞둔 가계에 주름살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장바구니물가'로 불리는 152개 생활품목 가운데 75%가량인 114개 품목이 지난달 일제히 전년동월대비 가격이 올랐고 상승폭이 10%이상인 품목은 23개에 이르렀다.
반면 가격이 내려간 품목은 22개로 전체의 14.5%에 불과했다. 생활물가는 정부가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52개 품목을 선정해 작성한 것이다.
8월에는 폭염과 폭우가 겹쳐 생활물가 품목 가운데 4분의 3이나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의 장바구니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채소,과일,생선 등 신선식품류의 상승세가 무서웠다. 전년동월과 비교해 무가 126.6% 오른 것을 시작으로 마늘(85.0%), 수박(72.6%), 시금치(56.9%), 오이(54.7%), 포도(43.4%), 오징어(43.0%), 배추(35.9%), 상추(34.9%), 호박(22.8%), 감자(22.8%), 토마토(22.3%), 딸기(20.8%), 양파(20.2%)의 상승폭이 컸다. 신선식품을 제외하고는 아이스크림류(17.9%),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17.1%), 여자구두(12.5%), 서적(5.6%), 대입 종합학원비(5.0%), 시외버스료.보습학원비(4.4%) 미용료(2.4%) 등이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가격 변동이 없는 품목은 식빵, 발효유, 국산 담배, 열차.전철요금, 택시요금, 전화 기본요금, TV 수신료, 신문, 가정학습지 등으로 평소에도 그다지 변동이 없는 품목들이었다.
152개 생활품목 중 이명박 대통령이 물가관리를 위해 특별히 관심을 쏟은 52개 품목인 'MB물가'품목은 지난달 전년동월대비 평균 7.2% 올랐다. 52개 품목 가운데 무, 마늘, 배추, 양파 등 신선식품 위주로 75%가 넘는 42개 품목이 상승했다.
하락한 품목은 밀가루(-17.5%), 쌀(-9.4%), 달걀(-9.2%), 돼지고기(-5.6%), 이동통신전화료(-1.5%) 등 10개에 불과했다. 가격변동이 없는 품목은 전철요금과 가정학습지 등 2개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월은 이상 기온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가 상승한 것처럼 보인 것 같다"면서 "9월 이후에도 국제 곡물가나 원자재 가격 등의 상승 요인이 있는데다 태풍 등 기후 요인이 있어 물가 변동 요인이 잠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추석을 전후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은 무, 배추, 사과, 배, 육류, 명태, 조기, 오징어 등 등 농축수산물 15개 품목과 찜질방이용료, 목욕료, 이ㆍ미용료, 삼겹살(외식), 돼지갈비(외식) 등 개인서비스 6개 품목 등 21개 품목을 집중점검을 하고 있다.
정부는 가격안정을 위해 세탁세제, 화장품, 목욕용품, 종합비타민, 타이어 등은 국내외 가격차가 큰 품목에 대해서는 할당관세를 추진하고 밀가루, 빙과류, 제빵 등 가공식품은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가격이 폭등한 마늘은 올해 수입쿼터(1만4500t)를 10월까지 전량 도입ㆍ방출하고 현재 파종중인 김장용 배추와 무는 가격 안정을 위해 적정 재배면적을 확보할 계획이다.
명태는 공급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필요시 조정관세(현행 30%)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다. 가격정보 공개대상은 지방공공요금, 개인서비스요금(외식비, 이미용료 등)으로 확대하고 매년 20~30% 인상하던 연탄가격은 올해 동결키로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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