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오른 윙백 최효진(FC서울)이 ‘조광해 호’의 새로운 황태자로 떠올랐다.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8시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전반 33분 마수드 술래이마니 쇼자에이가 이영표의 패스 미스를 넘겨받아 골로 연결했다. 대표팀은 주장 박지성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골 결정력 부재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날 경기서 조광래 감독은 결과에 관계없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을 대비한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섰다. 전술 완성도를 높이고 새로운 선수를 발군하는데 중점을 뒀다.
박지성, 이청용 등 해외파를 앞세워 나선 실험에서 대표팀은 다소 불안한 조직력을 보였다. 자주 패스 미스를 범하는 등 고전을 거듭했다. 특히 수비진은 손발이 맞지 않는 플레이로 실점마저 내줬다.
먹구름만 가득한 건 아니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도 있었다. 급부상 가능성을 지닌 새 얼굴들을 발굴했다. 그 선두주자는 지난달 11일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성공시킨 최효진이었다.
이날 최효진은 대표팀의 오른 윙백을 맡아 공수서 맹활약을 펼쳤다. 공격은 날카롭고 예리했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시종일관 이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초반 다소 무뎠던 크로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정확성을 더 해갔다. 전반 21분 측면에서 다소 엉성한 센터링으로 흐름을 끊어먹었지만, 전반 31분 박지성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하며 발의 감각을 살려나갔다.
43분에는 침착하게 개인기까지 뽐냈다. 센터링을 하는 척 하다 땅볼로 문전으로 쇄도하는 박지성에게 스루 패스를 찔러줬다. 개인기로 이란 수비수 한 명를 제친 뒤 시도한 박지성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최효진의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 이어졌다. 대표팀이 왼쪽과 중앙 공격에 다소 치중한 까닭에 전반만큼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16분 이란의 공격을 차단한 뒤 박지성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는 등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최효진은 후반 25분 차두리와 교체됐다. 벤치로 향하는 그에게는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조광래 감독은 오른 손으로 그를 감싸 안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활약으로 최효진은 대표팀 내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게 됐다.
반면 이전까지 오른 윙백 자리를 차지했던 차두리는 20분가량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잦은 실수를 범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종료 즈음에는 문전 중앙으로 무리한 패스를 찔러 넣는 등 조급함까지 드러내며 아쉬움을 남겼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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