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형 슈퍼마켓 가맹점에 최초로 사업 일시 정지 권고...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적극 추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취임 2개월을 넘긴 송영길 인천시장이 각종 시정 현안을 풀어 가면서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 인천시는 지난 3일 기업형슈퍼마켓(SSM) 입점 분쟁과 관련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삼성테스코㈜ 측에게 인천 옥련점ㆍ갈산점 입점을 일시 정지하라고 권고했다.
삼성테스코 측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옥련점ㆍ갈산점의 직영점 입점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갈산점의 경우 지역 중소 상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조정신청을 내 일시 정지 권고가 받아들여지는 등 말썽이 빚어졌었다.
이에 따라 삼성테스코 측은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으로 바꿔 입점하는 식으로 사업 방식을 변경해 입점을 추진해 왔다. 최근엔 시에 인천 주안점을 가맹점으로 추가 입점시키겠다며 사업 조정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통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는 "실질적인 직영점을 가맹점으로 위장시켜 입점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는 지역 중소 상인들의 편을 들어줬다.
시는 지난 7월 27일 삼성테스코 측에 해당 영업점이 가맹점가맹사업으로 위장한 것이 아니라는 증거(가맹계약서, 지원조건, 운영조건 등)와 가맹점이 입점할 경우 준비상황 및 입점계획, 주변상인들과의 상생방안 등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일단 입점을 유보해달라고 통보했다.
시는 이어 지난 3일 "삼성테스코의 가맹사업은 지역중소상인들과 상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조정을 회피할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사업 일시 정지를 권고했다.
지자체가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에 대해 사업 일시 정지를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는 이어 중소상인 보호차원에서 법령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의 이같은 행정은 후보 시절 부터 중소 상인 보호를 위한 SSM 규제 및 재래 시장 활성화 등의 공약을 내세워 온 송영길 시장의 소신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 지역 중소 상인들은 "이번 인천시의 결정은 서울, 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편법가맹점형태로 기습출점을 감행하고 있는 대형유통재벌들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
송 시장은 또 대북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소신을 밀어부치고 있다. 최근 정부로부터 1억원 상당의 북한 어린이 물품 지원 사업을 허가받았다.
취임 초만 해도 천안함 사건 등으로 대북 관계가 경색된 국면에서 지자체가 자신의 권한도 아닌 대북 교류 협력 정책을 추진한다며 눈치를 받았고 정부도 협조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만나 "인도적 차원에서의 대북 지원은 계속해야 한다"는 답변을 얻어내는 등 꾸준히 노력한 끝에 대북 지원 사업의 첫 삽을 뜨게 됐다.
송 시장은 또 지난 3일 임동원ㆍ정세현ㆍ이종석 등 전직 통일부 장관 3명을 만나 서해평화협력지대 구상의 실천 방안 및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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