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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나선 정준양 회장 '망가짐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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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포스코 에어라인에 탑승하신 것을 환영합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비행기 기장 복장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스스로에 대한 소개도 회장이 아닌 포스코 에어라인의 '기장'이라고 칭했다. 정준양 '기장'이 운항하는 '포스코 에어라인'에는 모두 130명의 승객(고객사 대표)들이 탑승했다. 정 기장은 난기류 속에서도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마케팅 파트너스 데이(Partner's Day)' 행사에서 정장을 벗어던진 정 회장의 모습에 고객사 대표들은 다소 의아한 눈빛을 던졌다. 협력사 초청행사라는 전갈에 더운 여름에도 정장 상의도 벗지 않은채 딱딱한 모습으로 지켜보던 고객사 대표들에게 정 회장의 모습은 파격에 가까웠다.



평소와 달리 망가진 모습을 한채 등장한 정 회장은 포스코가 이른바 '슈퍼갑'의 지위를 버리고 고객을 섬기는 모습으로 새롭게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협력사와의 소통을 위해서 스스로 망가진 모습을 택한 셈이다.

정 회장의 '망가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포스코센터에 창의놀이방을 개관할 당시에도 정 회장은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하고 등장해 직원들과 친밀함을 나눴다. 올 3월말 창립 42주년 기념식에서는 주방장(셰프) 복장을 하고 직원들에게 빵을 직접 나눠주면서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바 있다.


만 62세로 환갑을 넘긴 나이의 최고경영자(CEO)가 보인 이 같은 변신은 상당한 파격이 아닐 수 없다. 정 회장은 격식을 무너뜨리고, 편안한 모습으로 임직원과 고객사들에게 다가서면서 그 만의 허물없는 소통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 회장의 변신뿐 아니라 고객사들을 직접 만나는 마케팅 담당 직원들의 변신도 이어졌다. 마케팅부서 직원들은 승무원 복장으로 행사장에 등장해 고객사들에게 음료와 다과를 전했다. 행사가 진행된 강당 벽면도 비행기 모양으로 꾸몄고, 의자도 딱딱한 의자에서 소파로 바꾸는 등 세심한 변화의 모습을 내비췄다.


직원들의 수필편지도 인상적이었다. 천대용 마케팅 본부 대리는 편지 낭독을 통해 "포스코에 입사한뒤 '포스코는 슈퍼갑 아니냐', '어디가서 아쉬운 소리 할 일 없겠네', '철밥통'과 같은 말을 들었다"며 "반성의 편지를 통해 부끄러움을 대신하겠다"고 전했다. 스스로를 '슈퍼갑'으로 인정한 반성의 편지는 앞으로 포스코의 변화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기에 충분했다.


오창관 포스코 스테인리스사업부문장(부사장)은 "지금까지 고객 가까이 가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근복적인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며 "고객사와의 소통과 협력없이는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일 포스코 탄소강사업부문장(부사장)은 "조금은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진실된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


이날 고객사 대표로 참가했던 김호성 STX조선해양 전무는 "참신한 발상이었다"며 "지금까지 포스코가 변화의 목소리는 많았지만 실천하는 면에서 다소 부족했는데 이번 이벤트를 통해 뭔가 새로운 변화가 나타날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고객사인 동국산업 원료 담당자도 "지금까지 포스코가 고객사를 초청한 행사가운데 가장 신선했다"며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황은영 상무는 "이번 이벤트가 포스코가 변화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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