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여자오픈 1라운드 규칙위반 '고의성 논란'에 법적 조치도 '불사'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안시현(25ㆍ사진)과 정일미(38)가 캐나다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18번홀에서의 '오구(誤球) 플레이'로 실격되면서 불거진 '고의성 논란'에 대해 결백을 호소했다. 또 사실을 왜곡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캐디로 일하고 있는 래리 스미치에 대해 법적인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두 선수는 당시 페어웨이에서 볼을 바꿔서 쳤다. 골프규칙 15조 3b항 위반으로 2벌타다. 스코어카드에는 당연히 벌타를 포함해 타수를 기재해야 한다. 두 선수는 그러나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다시 룰 오피셜을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리고 실격됐다.
바로 이 부분이 논란의 소지가 됐다. 스미치가 자신의 블로그에 "안시현은 퍼트를 할 때 이미 볼이 바뀐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자신의 캐디에게 '너는 아무 것도 못 본거야(You didn't see anything)'라고 협박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결국 실수를 숨기려다 뒤늦게 양심고백을 했다는 요지의 글이다.
하지만 안시현은 1일 국내 골프담당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내가 팀(안시현의 캐디)에게 한 말은 '너는 아무 것도 못본 거야(You didn't see anything)'가 아니라 볼 확인 안했어요?(You didn't check? Did you know?)였다"면서 "스미치가 거짓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시현은 또 "그 주에 처음 만나 임시 고용한 캐디는 그 이전에도 볼을 여러 차례 혼돈했다"면서 "그린에서는 어프로치 샷이 홀에 붙어 그대로 홀아웃을 해 확인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안시현은 이어 "스코어텐트에서 나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려는 순간 정일미 프로가 볼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곧바로 자진신고했다"고 덧붙였다.
정일미 역시 이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너무 억울하다. 지난해에는 LPGA 선수 이사까지 지냈다. 20년 넘는 골프인생을 걸고 맹세하지만 속임수는 절대 없었다"면서 "투어사무국에도 충분한 설명을 했고, 변호사를 만나 대책도 논의했다. 논란이 계속되면 스미치를 상대로 미국 내에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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