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비용으론 명절음식 장만 못해 … 배추·고추 가격도 부담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이상미 기자] "수박, 사과, 배 할 것 없이 과일 값이 너무 올라 올 추석 차례상에 올릴 엄두조차 못내고 있어요"
지난 달 31일 서울 동대문 홈플러스 매장에서 만난 주부 오금혜 씨(47). 오 씨는 최근 들어 물가가 너무 뛰면서 장보기가 겁난다며 평소 1주일에 2~3차례 찾던 이 매장을 요즘엔 1주일에 1번쯤 온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주부 금민서(답십리, 51) 씨는 "배추와 고추 가격이 너무 올라 추석은 물론 벌써부터 김장이 걱정이다"며 "올해는 배추 대신 양배추나 열무를 사서 김치를 담가 먹는 게 어떨까 고민하는 중이다"고 털어놨다.
과일과 채소가 급등하면서 3주 앞으로 다가온 명절음식 장만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넉넉한 인심이 오가는 추석이 아니라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추석이 될 판국이다.
제사상에 오르는 호박, 고사리 등이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연스레 제사상 비용도 늘어났다.
이마트 성수점에서 만난 송정미(성수동, 41) 주부도 "4식구 밖에 없지만 작년에 비해 예산을 5만~10만원 정도 더 보태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5년째 맏며느리 노릇을 하고 있다는 주부 김 모씨도 시름이 깊어 보였다. 명절이면 친척 등 손님 30명이 찾아올텐데 작년 추석비용 50만원으로는 턱도 없다고 했다.
김 씨는 "호박, 고사리 값이 크게 올라서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전과 나물을 뺄 수는 없지 않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성수동 이마트 TF팀 변인대 매니저는 "통상 추석을 앞두고는 고객들이 과일이나 생필품 선물세트 등을 구매하기 때문에 평소 매출의 30% 이상을 웃돈다"며 "하지만 올해는 농산물 냉해와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올라 고객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도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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