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벤 버냉키의 더블딥 대처 발언이 뉴욕증시에 상승 탄력을 톡톡히 줬다. 1만선을 내줬던 다우지수는 무려 1.65% 상승하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GDP발표와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을 호재로 인식하면서 급격히 올랐다.
미 2분기 GDP가 하향 조정됐지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양호했다는 점에 위로를 받은 투자자들은 버냉키 연설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버냉키의 잭슨홀 연설을 숨죽이며 바라보던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필요시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버냉키의 코멘트에 일시적으로 절망했으나 이내 긍정적 해석을 하며 일제히 매수세로 돌아섰다. 주가지수는 잠시 하락했다가 고공 행진을 벌였다.
증시가 오르고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완화되자 유로달러도 덩달아 올랐다. 다만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에 글로벌 달러 약세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유가, 금값 등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채권 시장은 급락했다.
제프리스앤코의 아트 호간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주 시장의 가장 큰 악재로 여겨졌던 GDP성장률 수정치에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만족하는 분위기"라며 "이후 버냉키가 경제에 대한 명확한 전망을 공정하고 적절하게 내놓음으로써 증시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우 1만선 회복..일제히 1%대 급반등
전일 1만선을 내줬던 다우지수는 GDP발표 후의 안도감과 버냉키 연설에 따른 신뢰감을 여실히 나타냈다.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64.84포인트(1.65%) 오른 1만150.65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지수는 17.37포인트(1.66%) 오른 1064.59를, 나스닥 지수는 34.94포인트(1.65%) 상승한 2153.63에 마감했다.
◆하향 조정됐지만 예상 웃돈 미 GDP발표..'안도감'
장초반 상승세를 이끈 것은 미국 GDP발표였다. 당초 2분기 GDP수정치의 하향 조정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이미 불안에 사로잡혀있던 참이었다. 투자자들이 전일 경기 둔화 우려를 빠르게 선반영하면서 다우지수는 1만선을 내준 상태였다.
이날 미 상무부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6%로 속보치인 2.4%에 못미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 컨센서스인 1.4%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치를 기록함으로써 시장 참가자들은 안도감을 드러냈다.
다우지수는 빠르게 회복됐고 GDP에 대한 불안은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증시는 미 경기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덜 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버냉키 "필요시 추가 양적 완화..더블딥, 방어의지"
버냉키가 캔자스시티의 잭슨홀 연설에서 추가 양적완화 의지를 밝히자 시장은 다시 동요했다. GDP의 안도감보다 한 순간에 다시 더블딥 가능성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양적완화 가능성은 이미 예상했던 바였지만 경기 회복세가 그다지 양호하지 못하다는 진단은 시장을 우려 속으로 빠뜨렸다.
이후 버냉키는 더블딥 가능성을 일축하며 "2011년 경제 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이 이미 준비돼 있다",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져들지 않도록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블딥에 대처하려는 미 연준의 강한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이에 증시는 재차 상승 탄력을 받았다. 다우지수는 상승 반전 후 130포인트 이상 치솟으며 버냉키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델 vs HP, 신경전 속에 3PAR 주가 고공행진
델과 HP는 이날 버냉키 연설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3PAR를 두고 팽팽한 인수전을 벌였다. 델이 HP의 제안 가격인 주당 27달러를 수용하자 불과 몇 시간 만에 HP(휴렛패커드)는 주당 30달러를 불렀다. 이같은 두 회사의 신경전 덕분에 3PAR의 주가는 무려 22%나 뛰었다.
한편 알코아나 듀퐁 등은 원재료 제공업체들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유가, 금값 상승..달러약세 관측
유가와 금값은 오름세를 나타냈다.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에 따른 달러 약세 관측이 나오면서 상품 가격이 올랐다.
27일(뉴욕현지시간) NYMEX 산하 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1237.90달러를 기록, 20센트 상승했다. 10월 인도분 원유는 배럴당 75.16달러로 1.80달러, 2.5% 상승했다.
미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에 글로벌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 유로달러는 1.2738달러로 상승했다. 달러엔은 85.32엔으로 상승했다. 특히 엔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 후퇴와 더불어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외환시장의 급변동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약세를 나타냈다.
간 총리는 2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행 총재가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면 회담을 통해 엔고, 주가 약세를 막을 '경제대책 기본방침'을 오는 31일 발표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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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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