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우리나라가 볼리비아와 리튬개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가운데 일본업체 및 현지 관련단체들이 2차전지 시장에서 한국기업들에게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잠식당하고 있다며 '극도의 위기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본 현지언론은 물론이고 2차전지시장 조사업체까지 나서 삼성SDI와 LG화학에 비해 일본업체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분발을 촉구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기업들은 이에 대해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오히려 원천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일본의 IIT(Institute of Information Technology)는 올들어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이 19% 하락했다고 발표해 한국과 일본업체들의 가격경쟁이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했다.
일본 증권업계에서는 이 보고서 등을 인용, 세계 최대 2차전지 생산업체인 파나소닉과 삼성SDI가 공급과잉에 따라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엔고와 리튬 구매단가 측면을 볼 때 한국기업들이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미쓰시케 아키노 이치요시 투자매니지먼트 애셋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급과잉에 따라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수익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중이기 때문에 소수의 기업들의 제외하고는 마진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파나소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재 한국기업들과 벌이고 있는 힘든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 최근 엔화가치 상승으로 일본기업들의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복수의 애널리스트들도 "삼성SDI와 LG화학이 엔화강세로 인해 상당한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게 됐으며 원재료인 리튬마저도 일본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고 밝혀 일본 2차전지업체들이 위기에 처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삼성SDI와 LG화학 등은 일본이 그동안 독점하던 2차 전지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다소 떨어지자 일종의 '엄살'을 떠는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 2차전지업체들의 세계시장점유율이 약 35∼38% 정도로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오른 것은 맞지만 최근 리튬이온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거나 리튬을 한국업체들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급받고 있다는 것은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한국이 볼리비아와 리튬개발 협약체결에 성공한 것 등을 놓고 일본 내부적으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전해액, 분리막 등 핵심소재 및 원천기술수준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는 원천기술개발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성호 기자 vicman1203@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