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여야는 25일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에 인사청문회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전날 김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붙였던 민주당은 박연차 게이트 연루 등 그동안 제기됐던 각종 의혹에 대한 김 후보자의 해명이 매우 미흡하다고 판단,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해명발언의 기회를 주는 등 적극적인 감싸기에 나서며 엄호했다.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최대 쟁점으로 부각
이날 청문회에서도 최대 쟁점은 여전히 김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이었다. 총리 인준 여부가 사실상 박연차 게이트 의혹 해소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이에 전날과 마찬가지로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서 "검찰로부터 무혐의 내사 종결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박병석, 박영선, 박선숙 의원 등 '김태호 저격수' 3각편대가 출동해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은 캐면 캘수록 끝이 없다"면서 "박연차 게이트에 대해 검찰로부터 왜 무혐의를 받았는지와 스폰서 총리라는 의혹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선숙 의원도 "도덕성에 심대한 흠결이 있다"면서 "박연차 게이트 관련 의혹에 대해 진상이 규명되지 않는다면 인사 청문회 이후에 특검이라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러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김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명철회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야당의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지적하며 자질과 전문성 검증에 주력했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한 사회와 친서민 중도실용정책을 어떻게 뒷받침할 것이 집중적으로 질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옥임 의원은 "한나라당은 김 후보자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총리 후보로서 결정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호, 전날 청문회서 의혹 해명에 진땀....與조차 준비부족 지적도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첫날인 24일 사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다. "소장수의 아들"이라는 서민총리 이미지와 배치되는 각종 의혹에 공세적으로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는가 하면 야당 의원들의 구체적 물증이 제시되면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40대 총리 후보로 중앙정치 무대에 첫걸음을 야심차게 내딛은 김 후보자는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여당에서조차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우선 이용섭 민주당 의원이 김 후보자 부인의 금품수수 및 인사청탁 의혹을 제기하자 "황당한 이야기다. '아니면말고식' 폭로다. 집사람이 밤새 울어 눈이 퉁퉁 부었다"며 사과를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또한 STX그룹 비자금 조성 개입설과 관련, "너무 허무맹랑하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H건설회사 대표와의 스폰서 논란을 제기하자 "그런 사실이 있다면 당장 사퇴하겠다"며 초강수도 선보였다.
반면, '경남지사 시절 도청직원을 사택 가사도우미로 활용했다'는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의 지적에는 "잘못된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부인이 관용차를 개인용도로 썼다'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사실을 인정하고 "유류비 환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산신고 누락 논란과 관련, "실무착오가 있었다. 저의 불찰이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아울러 '선거자금 10억원의 특혜대출로 은행법을 위반했다'는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의 비판에는 "오늘 처음 알았다. 사과드린다"고 위법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하고 26일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끝으로 8.8개각에 따른 청문회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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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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