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 시장 저금리에 해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미국 외 기업이 미국 금융시장에서 발행하는 달러화 표시 채권인 양키본드 발행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 시장 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총 773개 글로벌 기업이 4129억달러 규모의 양키본드를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781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이다.
특히 유럽 기업들이 양키본드 발행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기업들은 올 들어 미국 시장에서 236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 올해 양키본드 발행 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유로존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발행 건수도 501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또한 올해 유럽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가운데 양키본드가 약 20%를 차지, 10년래 최대를 기록했다.
유럽 기업 가운데 노르웨이 정유업체 스탯오일과 세계 최대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 등도 이달 양키본드 발행을 타진 중에 있다.
유럽 은행권의 올해 양키본드 발행 물량은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주 36억달러 규모의 양키본드를 발행,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회사채 시장이 올 8월 사상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한 반면 유럽 시장은 유럽 재정적자 위기에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IBM이 3년물 채권을 사상 최저인 1%에 발행하는 등 미국 시장의 저금리도 한 몫 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마크 르웰린 유럽 기업부문 대표는 “미국 채권 시장이 유럽 시장에 비해 활발하기 때문에 유럽 발행업체가 보기에 매력적”이라며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들도 양키본드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러시아철도공사(RZD)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광산업체 앵글로골드 아산티, 호주의 블램블스, 카타르의 국영 부동산개발업체인 카타르 디아르 등이 양키본드를 발행했다.
장-마르크 메르시에 HSBC 유럽 신디케이트부문 대표는 "유럽 은행들이 양키본드를 통해 조달금리 차인 이른바 '펀딩 갭'을 메우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 시장에서 환상적인 비용으로 자금을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