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인 해운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금융위기로 글로벌 경기가 대공황 이후 최대 침체를 맞으면서 국제 교역이 급감, 벼랑끝 위기에 몰렸던 해운업체가 상반기 강한 실적 개선으로 회생 신호를 보낸 것.
문제는 지속성 여부다. 지난 2년간 극심한 불황과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이 둔화되고 있어 탄탄한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얘기다.
◆ 글로벌 해운업체 상반기 실적 '굿' = 올 상반기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덴마크의 AP 몰러 머스크가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두바이의 DP월드 역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상반기 신흥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교역량이 늘어난 결과다. 특히 컨테이너선 이용이 급증, 2008년 기록한 최고 수준을 넘어섰다.
머스크는 올 상반기에 134억크로네(23억1000만달러) 순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82억2000만크로네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540억크로네를 기록했다.
세계 4위 해운사 DP월드는 올 상반기 순익이 1억766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억7530만달러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 1억5700만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올 상반기 장거리 노선 선적량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와 북미 간 운항은 11% 늘어났으며, 라틴아메리카 왕복 운항은 18% 증가했다. DP월드의 올 상반기 컨테이너선 출항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7% 늘어났으며, 호주와 북미, 라틴아메리카 부문 선적량은 지난해보다 31% 급증했다.
이번주 싱가포르 해운사 NOL은 올 초부터 지난 7월23일까지 선적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 '터널' 빠져나온 해운 경기..지속성은 = 해운사 실적 개선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국제 교역이 증가,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어난 데다 화물 운임이 동반 상승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머징 국가에서의 수요 급증 덕분에 해운업 회복세가 매우 강력할 것이라고 보았다.
선적 수요가 봇물을 이루면서 일부 해운사들은 선적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화물운임이 오르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도 향상된 것. 머스크는 올해 순익 전망치를 지난달의 35억달러에서 40억달러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2004년에 기록한 사상 최대치 46억9000만달러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는 실적 개선의 지속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둔화된다면 해운업계 회복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머스크와 DP월드는 “아직 (해운업계) 하강 신호가 나오지 않았지만 해운사들은 여전히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에 따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닐 앤더슨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해운업 상황이 좋지만 매우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해 상황이 매우 나빴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가 악화된다면 해운사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테이너선 수요와 운임이 강세를 유지한다 해도 일부 업체는 경기 침체 당시의 타격을 완전히 털어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프랑스의 CMA CGM이다. 세계 3위 해운업체인 CMA CGM은 침체 이전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대하면서 발생한 부채로 인해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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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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