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8.8개각에 따른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면서 여야가 또 다시 격돌할 조짐이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각료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철저히 검증하되, 야당의 정치 공세에는 적극 방어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인사청문회도 '칼과 방패'의 전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야권에선 벌써부터 스폰서 의혹이나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 청문회 단골 메뉴를 집중 제기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먼저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태광그룹 박연차 회장 사건 연루 의혹이 집중 제기될 전망이다. 김 총리 후보자는 경남도지사로 재직했던 2007년 4월 박 회장으로부터 수만 달러로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지만, 야당은 "조사가 부실했다"며 박연차 회장을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총리 후보자는 S 엔진의 비자금 조성 연루 의혹과 3년새 3억원의 재산이 늘어난 점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된다.
'왕의 남자', '정권 실세'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후보자는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측근이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로비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야당은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해선 또 취업 재수생 발언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취업자들을 지방공단이나 중소기업에 먼저 일하게 한 뒤 대기업 입사 자격을 주는 방법, 재수생을 없애고 우선 공장이나 농촌에서 일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 등을 제시해 비난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연일 혹독한 검증에 시달리고 있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원내대표가 '신재민 저격수'를 자청하고 나선 탓이다. 이 원내대표는 신 후보자가 부동산을 매각한 뒤 소유권 이전 등기를 늦춰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자녀들의 교육문제로 수차례 위장전입을 했던 사실이 밝혀낸 바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과 천안함 유족 관련 발언이 '후보' 꼬리표를 떼는데 결정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지난 3월, 경찰 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거액의 차명 계좌가 드러났기 때문에 자살했다"고 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또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00처럼 울고불고 그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저는 언론에서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천안함 유족을 동물에 비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은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여의도 출신 정치인에 대해선 부처 전문성이 없다는 점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또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무상급식과 진보성향 교육감과의 갈등에 대해,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투기 의혹 등에 대한 난타전이 예상된다.
이현동 국세청장 후보자의 경우에는 국세청 그림로비 의혹과 관련 안원구 전 서울지방국세청 국장에 대한 사퇴 압력 의혹 등이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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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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