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여의도 복귀가 확정되면서 당권 경쟁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0월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되어 오던 주류(정세균 전 대표)와 비주류(정동영 상임고문) 간의 '게임의 룰' 싸움에 손 고문도 뛰어듬에 따라 '빅3' 간 대립 구도도 선명해지고 있다.
손 고문 측 한 관계자는 13일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오는 15일 손 고문이 춘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계 복귀를 직접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고문의 복귀가 곧바로 당권 경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대부분의 측근들은 당권 도전은 발표 시기만 남은 사안이라고 말한다. 이에 따라 지지층이 일정부분 겹치는 정세균 전 대표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손 고문을 지지하는 의원 12명이 그의 복귀 소식이 알려진 시점과 맞물려 정 대표를 향해 각을 세웠다. 3선인 정장선 의원 등 손 고문 측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대 출마를 예비하고 있는 전임 지도부에서 임의로 구성한 전대준비위가 공정한 게임의 룰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는 아예 특정 후보는 당 대표로 출마조차 하지 말라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거론한 전임 지도부는 이미경 사무총장으로, 투표권을 갖고 있는 지역위원장과 대의원을 선출하는 일을 담당할 조직강화특위위원장을 물러난 정 전 대표가 임명한 이 총장이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전대준비위원회에 손 고문 측 인사는 김동철 의원 1명에 불과하고 전대 룰을 다루게 될 당헌당규 분과위원에 배제된데 강하게 반발하며 전대준비위 재구성을 요구했다.
정 전 대표 측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언론에서도 언급했듯이 세 후보가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해왔기 때문에 손 고문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전대 룰도 다양한 원내·외 인사들로 구성된 전대준비위에서 마련하고 있어 특정인이 결정하고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주류 연합체 성격의 진보개혁연대도 최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모임은 정 대표체제에서 주류로 활동했던 486 의원들을 중심으로 원혜영 전 원내대표가 이끌고 있다. 이들은 본격적인 룰 싸움에 앞서 비주류가 요구해온 당권·대권 분리문제에 대해 당대표가 대권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대선 1년 전에 사퇴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오는 27~28일 워크숍을 열고 가치와 정책논쟁으로 전대를 치르는 방안과 함께 구체적인 전대 룰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지도체제를 해산시키고 비대위체제를 이끌어낸 비주류 결사체인 쇄신연대는 보다 구체적인 전대 룰을 내놓고 있다. 쇄신연대는 지난 11일 토론회에서 집단지도체제와 전당원투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마련했다. 주류 측 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다가 박지원 비상대책위 대표로부터 경고를 받았지만, 이후에도 의원별 성명서를 통해 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세 대결과 전대 룰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쇄신연대의 좌장격인 정동영 고문은 당 강령 전문에 '역동적 복지국가건설'을 삽입하고, 당헌 1조에 '민주당의 당권은 당원에게 있고, 모든 권한은 당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조항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제시하면서 전당원투표제 명문화에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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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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