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판사 막말' 논란이 또 불거졌다. 이번에 문제가 된 판사는 이미 막말 논란에 한 번 휘말린 적이 있어 비판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11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와 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의 한 법원 민사사건 조정 절차에 손녀와 함께 출석한 A(70ㆍ여)씨는 B판사한테서 "딸이 아픈가본데 구치소에 있다가 죽어나오는 꼴 보고싶으십니까. 아픈 사람들 구치소 들어가 죽어나오는 게 한둘이 아니거든요"라는 말을 들었다.
A씨는 소송을 당한 딸이 호흡기 1급 장애인이어서 대신 법정을 찾았다.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자 B판사가 막말을 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A씨가 막말을 듣는 걸 본 손녀는 약 한 달 뒤 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B판사도 A씨 측 주장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그는 인권위 조사에서 "A씨가 합의안을 거절해 답답한 나머지 다시 설득하는 과정에서 A씨 측 주장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게 된 것 같다"면서 "강압적 태도로 합의를 종용하거나 인신공격을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B판사는 또 "오히려 A씨 측을 위해 예상되는 불이익을 적나라하게 표현해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촉구하는 의도였다"고 했다.
B판사가 법정에서 막말을 했다는 진정은 지난달에도 한 번 접수됐다. 당시 진정서를 인권위에 낸 C씨는 "B판사가 조정 과정에서 '이혼했는데 무슨 말을 해. 그냥 가만히 있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변호사는 "사법부의 권위는 품위 있는 재판,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에서 나오는 것이지 고압적인 태도나 막말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라면서 "판사가 권위주의적인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사법부가 그나마 갖고 있는 권위마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변호사협회(회장 김평우)는 판사의 부적절한 언행 등을 가려내기 위해 재판 녹화영상 및 속기록을 일반에 공개하는 내용이 담긴 '사법정보 공개법'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지난 3월 밝힌 바 있다. 이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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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협 관계자는 "재판 과정을 공개하는 법안에 관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면서 "잇단 판사 막말 논란 등으로 법안 처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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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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