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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뮤지컬 '미스사이공'을 보는 내내 한 눈을 팔 수 없었다.
1부(1시간 20분)가 끝난 후 20여분의 인터미션은 오히려 극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2부(1시간 5분)만 보더라도 극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고,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 정도로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다.
작품을 빛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배우들의 연기였다.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을 2010년 한국이 아닌 1975년 사이공으로 옮겨놨다.
감초 역할의 엔지니어(이정열) 때문에 뮤지컬을 보고 있는 관객들은 수시로 웃고, 울고, 열광했다. 크리스(이건명)와 킴(임혜영)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자식 때문에 목숨까지 바치는 킴의 진한 모정이 감동으로 전해졌다. 킴, 크리스, 엘렌(김선영), 존(김우형), 투이(이경수),지지(구민진) 등은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하고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그들이 주고 받는 대사, 즉 노래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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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베트남이 시대적 배경이고, 드림랜드라는 술집에서 벌어지는 바걸(BAR GIRL)과 군인들의 만남은 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부 관객들은 바걸과 군인들의 스킨십이 다소 선정적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뮤지컬을 보는 사람들의 상대적인 차이에 불과했다. 시대 상황을 오히려 잘 표현하려고 했던 제작진의 고심을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극의 전개가 빠르다는 것도 인기 비결 중에 하나다. 빠른 무대극 전환 때문에 관객들은 극에 몰입됐다. 수시로 변하는 무대 때문에 관객들은 흥미도 느꼈다. 때로는 소박하고, 때로는 화려한 무대가 관객들을 압도했다.
무대는 화려했다. 극중 '헬기 장면'은 첨단 3D영상으로 생생하게 처리됐다. 관객들이 볼 때 헬기가 객석으로 다가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다. 캐딜락 자동차도 눈길을 끌었다. 무대용 캐딜락은 베트남전 당시 운행됐던 실제 캐딜락과 똑같은 모델로써 '미스 사이공'의 실질적인 주인공 엔지니어의 '아메리칸 드림'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였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크리스와 킴이 엇갈리는 모습, 철조망의 위치를 바꿔주면서 다른 느낌이 들게 했던 것도 볼만했다. 무대 비주얼을 한층 강화해 베트남과 방콕 거리를 생생하게 재현함으로써 킴과 크리스의 러브 스토리를 리얼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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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스 사이공'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중독성 강한 음악이다.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의 2007-08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콘셉트였던 '미스 사이공'의 음악은 또 한 번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소프라노 조수미도 최고의 뮤지컬로 '미스 사이공'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조수미는 자신의 앨범 'Only Love'에 킴과 엘렌의 이중창 '아이 스틸 빌리브'(I still believe)를 넣었다.
'미스 사이공'의 제작사 KCMI 측은 장기 공연으로 인해 배우들의 컨디션 난조를 우려해 대부분의 배역을 더블 캐스팅 했다.
이 때문에 '미스 사이공'은 장기 공연에 흥행하며, 티켓파워를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연은 중반부를 지나 종반부로 치닫고 있다. 한번 본 관객들이 또 한번 '미스 사이공'을 찾는 이유는 감동 그 자체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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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tarop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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