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미국 기업들이 올 2분기 실적 개선에 충분한 현금성 자산까지 확보했지만 투자를 포함한 지출을 꺼리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경제회복세가 기업들이 지출에 나서도록 부추길만큼 충분히 견고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전히 '현금이 왕' =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마존과 구글을 비롯한 일부 기업만 지갑을 열 움직임을 보일 뿐 나머지 업체들은 여전히 현금을 움켜쥐고 있다.
메리온 웰스 파트너스의 밥 앤드류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자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들을 선호하며, 특히 인플레이션 위험이 줄어들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며 “지금 같은 시기에 기업들은 현금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한 대처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은 대차대조표 상 약 1조800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신용경색을 겪은 기업들이 미래를 대비해 현금을 비축하기 시작하면서 보유 현금이 크게 늘어난 것.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업 가운데 약 82%의 기업들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순익을 기록했다. 또한 68%는 매출 예상치 상단을 웃돌았다.
그러나 실적 호전에도 기업들은 지출에 나설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 BTIG의 마이크 오록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기업들은 경제 위기가 다시 찾아오더라도 버틸 만큼 충분한 현금을 비축해두고 있다”면서도 “이들은 여전히 현 기조에서 벗어나는 데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현금 보유 '문제' = 미국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것은 주식을 매입할 때 주가수익률을 보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에게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 13배의 PER는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순익의 질을 보여주지는 않기 때문.
BNY 컨버젝스의 니콜라스 콜라스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영업이익이 S&P500지수를 왜곡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현금 보유”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익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보다 현금을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특히 신규 투자 확장 및 인수 활동을 꺼린다”고 말했다.
또한 “현금 보유는 매우 안전한 대차대조표를 만들지만 주식평가액은 성장세와 자본의 효과적인 사용에 입각해 산출된다”며 “높은 현금 비율은 이 두 가지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즉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을 지출해야 하며, 비축한 현금을 지출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사업 성장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는 것이다.
◆현금 지출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 그러나 이에 개의치 않고 투자자들은 지출을 시작한 일부 기업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인력 충원과 인수 활동의 영향으로 올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투자자들은 실적발표 후 구글 주식 매도에 나섰으며 이날 구글의 주가는 8% 급락했다.
미국 인터넷 쇼핑몰 업체 아마존닷컴 역시 2분기 순익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데다 아마존의 투자 계획과 가격전쟁으로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어 이같은 우려가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샘 스토벌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모든 이들이 고용이 개선되길 원하며 임금이 오르기 바란다”며 “이들은 임금이 오르지 않는 한 더블딥과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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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기업들은 지출을 하기 보다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고용이 곧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이 향후 몇 분기동안 가능한 한 많은 현금을 쥐고 있으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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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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