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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 전기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해마다 되풀이되는 낭비 논란
고비용·최고의 에너지임을 알아야


전기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전기는 그동안 스위치만 켜면 언제든지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값싸고 편리한 것이었다. 적어도 더 이상 아끼고 절약해야 할 대상은 아니었다.

겨울철 난방전기 수요가 여름철 냉방전기 수요를 크게 앞지르게 된 것도 그런 인식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전기 사용량은 무려 4.2배나 증가했다. 지난 6월의 전기 사용량도 전년 대비 11.3%나 늘어났다. 산업용도 늘어났지만 가정용 전기의 증가가 더욱 엄청났다. 여름에만 그런 것도 아니다. 지난 1월에는 한밤중의 전력 수요가 역사상 최대인 6900만㎾를 기록했고, 전력 예비율도 6.9%로 하락했다. 가정용 난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탓이다. 이제 예비전력이 하한선인 400만㎾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인 듯 싶다. 언제라도 전력 공급체계 전체에 심각한 위기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기는 우리에게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수단일 수는 있지만 전기 자체를 에너지원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자연적으로 흘러내리는 물을 이용한 수력발전을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모든 전기는 화석 연료나 원자력을 이용해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화력발전기의 열효율은 40%를 넘기 어렵다. 송전 과정에서의 손실까지 고려하면 사정은 더욱 나쁘다. 결국 전기를 생산하려면 우리가 실제로 사용하는 전기 에너지의 3배에 가까운 연료를 사용해야만 한다. 우리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정반대로 전기는 매우 비쌀 수밖에 없는 최고급 에너지 전달 수단인 셈이다.


그럼에도 전기가 인기가 높은 것은 한마디로 안전하고, 편리하고, 유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굳이 전기를 외면하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고집해야 할 이유는 없다. 비용을 부담할 능력만 된다면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순리다. 특히 전기 외에는 대안이 없는 냉방과 조명, 그리고 컴퓨터를 포함한 전자제품의 경우가 그렇다. 환경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문명의 이기(利器)를 포기할 수는 없다. 전기를 포기하면 정보화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난방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소 다르다.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최선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밀도가 낮은 농어촌에서는 전기보다 등유를 이용한 보일러가 충분히 편리하면서도 환경에 부담을 적게 주는 난방 수단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도 불합리한 세제 때문에 전기 난방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자동차의 경우에도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기 자동차가 대도시의 환경개선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기 자동차가 사용하는 전기도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크게 높이지 않는다면 애써 개발한 전기 자동차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수 있다. 전기 자동차에 사용하는 배터리나 수소 연료전지도 맹독성의 진한 전해질을 쓰기 때문에 환경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그런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심각한 고민은 제쳐두고 발상부터 유치한 온라인 전기 자동차에 아까운 세금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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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생산한 전기의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생각은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는 환상에 불과하다. 전기는 고비용의 최고급 에너지 전달 수단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스위치를 켤 때마다 발전소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 가스가 쏟아져 나온다. 우주에는 절대로 공짜가 없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주임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주임교수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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