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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취재] 영종·청라 입주대란 현장을 가다

청라지구 10%대에도 못 미쳐...앞으로 인근 지역에까지 여파 미칠 듯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일 오전 찾아간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 지구는 한창 공사 중인 아파트들이 마치 산처럼 가득 들어차 있었다.


청라지구는 17.7㎢의 좁은 면적에 자그마치 3만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지난 2007년부터 무려 2만6987가구가 분양을 마치고 공사 중이며, 앞으로도 3000여 가구가 공급된다.


이 곳은 그동안 송도와 더불어 인천 지역 부동산 상승세를 이끈 쌍두마차 중 하나로, 지난해 까지만 해도 엄청난 청약 열기가 몰렸던 곳이다.

그렇지만 청라지구는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와 지역적 공급 과잉, 기반 시설 미비로 '입주 대란'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 이날 찾아간 청라지구 1-1단계 구역과 영종지구는 공사 인부 외에는 인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한적했다.


청라지구 입주의 첫 테이프를 끊은 1-1단계 구역은 지난달부터 A 대형건설사의 B아파트 884가구, C중견 건설사의 D아파트 174가구가 입주를 시작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지은 웰카운티 692가구도 21일부터 입주가 시작된다.


앞으로도 C건설사가 추가로 지은 476가구, E건설사의 336가구 등 올 연말까지 총 3300여 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하지만 저조한 입주율로 이날 해당 아파트 단지엔 인적이 드물었다.



B아파트의 경우 아파트 입구에서 입주자 지원센터로 가는 300m의 아파트 단지 내 길은 뛰어난 조경으로 공원을 방불케 했지만, 공사 인력을 제외하곤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입주자 지원센터를 찾아 물어 보니 B아파트의 이날 현재 입주율은 7%에 불과했다.
884가구 중 68가구만 입주했다. 무성한 나무와 시냇물, 연못, 오솔길 등으로 이뤄진 최고급 정원과 커뮤니티 센터의 런닝머신들은 텅빈 채 주인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 D아파트도 마찬가지다.


174가구 모두 분양되긴 했지만 10여 가구만 입주해 아직 10%대의 입주율도 못 채웠다. 이날 D아파트 주변에선 경비원과 공사 인부를 제외한 입주민이 눈에 띄질 않았다.


이어 청라지구에서 영종대교를 건너 1시간 여를 달려 영종지구 내 F아파트를 찾았다. 최근 총 328가구 중 잔금을 안낸 164가구가 통매각될 위기에 놓였다는 곳이다.


완공된지 1년 2개월이 다됐지만 128가구만 사람이 산다는 이 아파트 앞은 달랑 초등학교만 있을 뿐 온통 영종하늘도시 공사판이었다.


입주민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인근 공항신도시 G부동산 관계자는 "그 보도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졌다고 입주민들이 질색을 했다"며 "영종하늘도시 공사가 다 끝나기 전에는 살기가 꽤 힘든 곳이어서 입주율이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영종ㆍ청라 지구의 입주율이 저조한 이유는 뭘까?


청라지구에서 만난 B아파트 분양 사무소의 한 직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를 원인으로 들었다. 그는 "워낙 조경과 시설이 좋아 입주율이 최소 10%는 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더 고전 중이다"라며 "잔금 완납을 못하는 이유 중에 가장 많은 것이 계약자들이 잔금을 내기 위해 살던 집을 내놨는데 팔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등 기반 시설 미비를 꼽는 의견도 나왔다.


D아파트에서 만난 간신히 찾아 낸 한 입주민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아이가 다닐 학교가 아직 공사 중이어서 이사를 못 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며칠 살아 보니 온통 공사장인데다 상가도 없고 기반 시설이 너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사들도 자금회수에 필수적인 입주율을 높이기 위해 자구책을 쓰고는 있지만 장기적 부동산 경기 침체에 힘이 빠진 모습이다.


실제 B아파트는 기존 주택 거래에 드는 부동산 수수료 대납, 오는 12월까지 잔금연체 이자율 적용, 스포츠센터 1년간 무료 이용 등의 파격적인 조건을 주고 있다.



하지만 B아파트 관계자는 "최대한 노력하고 있고, 국내 최고의 시설을 갖춘 아파트로 자부하고 있어 100% 입주 완료를 목표로 잡고 있다"면서도 "기반시설이 너무 안 돼 있고 부동산 경기 침체가 너무 심해 절반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한편 영종ㆍ청라 지구 과잉 공급의 여파는 다른 곳으로도 번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평구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청라지구 입주 예정자가 시가보다 2000만원 싸게 급매물을 내놔 금방 소화된 적이 있다"며 "청라지구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부평구, 계양구, 서울 강서구 등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라고 전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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