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영국과 미국의 부동산 경기가 심상찮다. 영국에서는 올해들어 처음으로 주택 매도호가가 하락했고 미국에서는 건설업자들이 주택경기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주택시장은 주택 착공과 매매 등 이번주 발표되는 지표가 일제히 적신호를 보일 전망이다.
20일 영국 부동산 웹사이트인 라이트무브에 따르면 영국의 7월 평균 주택 매도호가는 23만6332파운드(미화 36만4708달러)를 기록,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매도호가가 전월 보다 후퇴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3.7% 상승해 전월 5%에서 상승폭이 크게 낮아졌다.
영국의 주택 매도호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으로 인한 엄격해진 대출규제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주택이 과잉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 주택을 팔려는 사람과 모기지 승인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의 비율이 5 대 2일 정도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라이트무브는 "1주일 마다 평균 3만채의 신규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7월 대비 45%나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사이에서 직접적 타격을 입는 것은 부동산업체들이다. 라이트무브의 마일스 십사이드 홍보부장은 "부동산업체들이 팔아야할 주택은 많이 쌓여 있지만 수요자들의 체력은 약한 편"이라며 "이에 따라 주택 소유자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트무브는 올해 하반기에도 주택시장이 어둡다고 진단한다. 하반기 주택 매도호가는 상반기 대비 7% 가량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주택시장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 미 건설업자들은 7월의 주택 시장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미국의 7월 주택시장지수는 14를 기록하며 지난해 4월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택시장지수는 기준치(50)를 밑돌면 주택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주택건설 업자들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8000달러의 세제 헤택을 주는 제도가 지난 4월말을 기준으로 만료되면서 주택 경기가 예상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와 지난 6월 실업률이 9.5%를 기록하는 등 고용시장의 불확실성이 주택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데이비드 세멘스 스탠다드 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세제지원의 종료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며 “고용시장의 더딘 회복은 주택수요를 약화시키고, 하반기 주택건설업자들의 건설 활동도 둔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밥 존스 NAHB 회장도 "당분간 주택 매매 활동은 잠잠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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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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