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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과 장병완

[김대원의 여의도프리즘] # 지난 9일 0시30분. 8일 밤 9시부터 세 시간 넘게 진행된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마침내 7·28 국회의원 재·보선의 서울 은평을 공천자를 결정했다.


연 사흘째 강행된 심야회의의 결론은 신경민 MBC 선임기자. 이 지역 출마를 선언한 뒤 신 기자 영입에 강력 반발해 온 장상·윤덕홍 최고위원도 마음을 정리하는 기색이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회의가 끝난 직후 신 기자에게 공천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그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그의 입장은 전날 저녁부터 부정적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게 박 대표의 전언이다. 박 대표는 새벽 1시 30분까지 그를 설득하다 통화를 끝냈다.


9일 오전 7시. 신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뉴스 클로징 멘트를 닮은 짤막한 글을 올렸다. “은평을을 생각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가오는 정년 뒤 여러 가능성을 찾는 게 그간 멘트의 정신에 충실한, 저다운 행보로 보입니다”

그는 “MBC 등 박제된 언론현실과 저에 대한 정권 핍박으로 현실정치에서 고쳐보라는 권유가 있었다"며 "(그러나) 분란은 잦아들지 않고 최소 기본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유감섞인 소회도 피력했다.


그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에 민주당은 경악했다.


# 신 선임기자의 공천을 인준하기 위해 소집했던 오전의 당무위원회의는 결국 장상 최고위원을 위한 것이 되고 말았다. 이 날은 공직선거법상 주소지 이전 시한이기도 했다.


이번 영입무산 사건에 대해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소리가 높다. 출마를 선언한 장·윤 두 최고위원의 반발에 부딪혀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시간벌기’로만 일관하다 낭패를 봤다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신 기자 건에 대해선 실기를 한 것 같다. 그가 한 때 출마 쪽으로 마음을 기울였다는 방증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7일 서울서 열린 ‘전언회’(전북출신 언론회모임) 모임에 참석했다. 당시 박지원 대표도 특강 초청인사로 자리를 함께 했다.


전북지역 시장·군수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신 기자는 일부 지인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가급적 정치를 하지 않으려 했으나, 민주당의 간곡한 요청을 끝까지 거부하긴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민주당 최고위가 만약 7일 자정께 공천을 결정한 후 언론에 공개했다면 아마도 그의 출마는 기정사실화 됐을 것이다.


#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선거의 승부수로 선택한 주인공은 신 기자와 장병완 호남대 총장이었다. 정세균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은 광주 남구 후보로 일찌감치 장병완 호남대 총장을 사실상 내정한 후 상황이 무르익길 기다려왔다.


예산전문가인 그를 앞세울 경우, 지방선거 과정에서 틈이 벌어진 당 지도부와 광주지역 여론주도층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장 총장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여야 의원을 통틀어 기획예산처 출신으론 유일한 현역의원이 된다. 벌써부터 광주지역 예산배정에 획기적 변화가 올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장 총장도 정 대표와 서울서 비공개 독대를 한 것을 제외하곤 언행을 철저히 자제해 왔다. 독대 자리에서 그는 “국회에 진출하면 예산전문가로서 정권교체와 지역발전에 혼신이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요지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대표의 특기는 의견을 달리하는 상대방이 먼저 지쳐서 손을 들 때까지 의사결정을 미루는 것이다. 그는 이번 보궐선거 공천에서도 특유의 시간벌기 ‘신공’(神功)을 발휘했으나 ‘신경민’을 잃고 ‘장병완’을 얻었다.


이로써 은평을에선 여권의 실세인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민주당 장상 최고위원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장 최고위원 측 자체 여론조사 결과, 이 전 위원장에게 7% 포인트 차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서울 은평을과 광주 남구의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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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일보 국장 d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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