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 재난이라고 불리는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를 일으킨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수장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가 미 의회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고에 대해 사과했지만, 동시에 자신은 사고 관련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며 발을 빼 공분을 샀다.
17일(현지시간)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는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를 열고 BP가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을 희생해 결국 초대형 참사를 일으켰다며 헤이워드 CEO를 호되게 질타했다.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됐던 월가의 대형은행들, 대규모 리콜 사태를 일으켰던 도요타자동차의 CEO가 청문회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헤이워드는 고개 숙여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그것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됐던 사고”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헤이워드 CEO는 또 유전폭발 사고 당시 사망한 11명의 유가족에게 “유가족의 슬픔이 어느 정도인지는 상상할 수 있을 뿐”이라고 위로한 뒤,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pos="L";$title="";$txt="토니 헤이워드 BP CEO";$size="359,239,0";$no="2010061807552012725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헤이워드 CEO는 그러나 이날 진행된 90분 간의 청문회에서 책임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4월20일 폭발한 석유시출시설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여러 민감한 질문에 대해선 “내부적인 조사가 끝날 때까진 알 수 없고, 아직 결론을 내리는 것은 성급하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BP가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의원들의 거듭된 질문에는 답변 거부로 일관했다.
또 헤이워드 CEO는 에너지·상무위원회가 지난 14일 전달했던 사고 관련 질문 목록에 대한 답변서를 언제 제출할지 확답을 주지 못했다. 그는 “(의회는) 가능한 빨리 이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 의원이 헤이워드에게 “직원이 내린 결정에 대해선 알고 있느냐”라고 묻자 헤이워드는 “미안하지만 우리는 전세계에서 수 백 개의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마이클 버제스 공화당 의원은 “바로 그 점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샤 블랙번 공화당 의원도 “BP는 과거의 실수들로부터 교훈을 전혀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BP는 사고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200억달러의 기금을 내놓고 연말까지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는데 합의했지만 미국인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는데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BP의 사고로 현재 하루 3만5000~6만배럴의 원유가 유출되고 있다.
헤이워드 CEO는 청문회에서 “현재 하루 2만배럴의 유출원유를 제거하고 있으며 6월 말이면 하루 4만~5만배럴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BP는 사고 수습비용을 모두 지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조 바튼 공화당 의원이 “백악관이 사기업에 200억달러를 강탈했다”며 헤이워드 CEO에 아무도 예상치 못 한 사과를 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BP의 보상은 정당한 절차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으로 논란이 거세지자 바튼 의원은 오후 “발언의 취지가 왜곡됐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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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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