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망언'인가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포르노는 안드로이드폰에서나 보라!"
지난달 19일 애플의 스티브잡스 CEO는 앱스토어의 성인물 정책에 대한 한 소비자의 질문에 이같은 감정섞인 답변을 내놨다. 애플은 포르노를 차단할 도덕적 책임을 지고 있으며 포르노를 원한다면 안드로이드폰을 사면 된다는 것으로 경쟁사에 대한 '흠집내기'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이에대해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폰은 음란물을 취급하지 않는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과는 달리 앱스토어에는 성인용 애플리케이션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섹스(sex)나 성인(Adult), 누드(nude) 등을 검색하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성인물들이 쏟아져나온다. 해외 포르노 스타나 일본, 중국의 성인화보 모델들의 사진이나 남녀 성행위 체위 등을 묘사한 콘텐츠들이 대부분이다.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서적이나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이같은 성인물이 즐비하다. 유료 애플리케이션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더 많고 노출 수위도 훨씬 높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조금만 찾아보면 섹시걸즈나 러브포지션 등 성인 콘텐츠를 어렵지않게 구할 수 있다.
게다가 잡스회장의 발언이 아니고라도 스마트폰은 이미 전세계 포르노 업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은 물론 애플 아이폰에서도 웹브라우저를 통한 포르노 사이트 접속이 언제든 가능하다. 포르노 업계도 기존 PC기반 서비스외에 스마트폰을 겨냥한 모바일 사이트 개설에 열을올리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웹브라우저를 통해 3G나 와이파이로 접속하면 PC와 동일한 방식으로 음란물을 감상(?)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사실상 휴대폰보다는 PC에 더 근접한 기기인 만큼, 많은 이들이 PC에서 하던일을 스마트폰에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는 데다 PC처럼 주위를 살펴야하는 불편함 없이 혼자 은밀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PC에 버금가는 동영상 재생기능을 갖췄고 터치기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동작인식 센서와 같은 쌍방향적 멀티미디어 특성을 갖췄다. 이는 성인 콘텐츠 업체들이 항상 바라던 기능들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성인에 국한된 것이지 청소년들이 마구잡이로 이용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히 앱스토어에 들어가면 이같은 애플리케이션을 누구나 사실상 제한없이 내려받을 수 있다. '성인물이니 17세 이상일 경우 OK를 누르시오"라는 경고 문구가 전부다. 필요한것은 앱스토어 계정과 신용카드 정보뿐이다. 이렇다할 안전장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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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누구나 접속가능한 모바일 포르노사이트의 경우, 사정이 더 심각하다. 경찰이 음란사이트 단속과 접속금지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모바일의 경우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많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그냥 아이들 장난감으로 생각하는 어른들도 많다는 게 문제다. 자녀들이 언제 어디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야동의 바다'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그냥 넋놓고 있을 일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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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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