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대국민담화 '北에 강력 경고' 메시지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담화에서 천안함 침몰을 '대한민국을 공격한 북한의 군사도발'로 명확하게 규정했다.

그러면서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통과 금지, 남북 교역 중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대북 제재 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하겠다고 말해 앞으로 북한이 우리 영해, 영공, 영토 무력 침범시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는 등 남북 관계에서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북한 군사도발' 대내외 천명

이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천안함은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되었다. 또 북한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남북은 물론 주변국들의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한편 우리 정부도 앞으로 북한에 대한 대응에서 달라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한번도 자신들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 때문에 나는 처음부터 철저한 과학적 객관적 조사를 강조했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예단도 하지 않도록, 모두에게 인내와 절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합동조사단의 최종 결론에 대해 "이제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어떤 나라도, 천안함 사태가 북한에 의해 자행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다"고 강조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군사도발이라는 점을 대내외에 명확히 했다.

◆'적극적 억제 원칙'의 의미는?

이 대통령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적극적 억제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남북관계에서 엄청난 기조 변화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적극적 억제 원칙'은 3가지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은 "북한의 추가도발 및 대남 위협행위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안보대응태세를 갖추는 한편 북한의 우리 영해, 영공, 영토 무력 침범시 즉각 자위권을 발동하고 향후 남북경제협력과 대북지원은 남북간의 정치·군사적 신뢰구축과 연계해서 고려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자위권 발동은 군사적 위협의 격퇴 뿐 아니라 침해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행위를 포괄하는 의미로 북한의 도발에 강력한 군사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남한의 대북 제재 조치에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 대한 경고의 메시지로, 앞으로 추가 도발을 벌일 경우 곧바로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공언한 것이다.

◆"북한 정권도 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세계와 교류하고 협력해 전 인류가 가는 길에 동참해야 한다"며 북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욱이 "같은 민족으로서 참으로 세계 앞에 부끄러운 일이다"며 부엇이 진정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의 삶을 위한 것인지 현실을 직시하여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이다"고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가 급격히 변하고 있는데 북한만 과거 대남적화통일에 사로잡혀 분열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장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 테러집단이니 불량국가니 이런 표현을 들으며 냉전의 섬에 갇혀있는 북한 현실의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당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직접 거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 연설문에서는 '북한 정권도 변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단순히 김 위원장 개인을 거명하는 것보다 후계자로 거명되는 아들과 군부를 포함해 '정권'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이날 대국민담화 장소를 전쟁기념관 호국추모실로 정한 것은 천안함 사태뿐 아니라 전쟁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