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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위기에 글로벌 회사채 시장 '마비'

[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와 사상 초유의 유로화 약세 등이 이어지면서 유럽 지역 회사채 발행이 급감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딜로직의 통계를 인용, 지난주 유럽 지역 회사채 발행 규모가 11억달러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유럽 지역 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미국과 아시아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글로벌 회사채 시장 역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 특히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유럽 지역의 재정적자 감축 방안이 오히려 더블딥 침체를 이끌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모습이다. 지난주 글로벌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8억달러를 기록, 이 역시 올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여기에 지난 20일 독일이 단독으로 발표한 무차입 공매도 금지 법안이 다른 유로존 국가들, 특히 이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프랑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시장에 오히려 불확실성을 제공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몬 볼라드 RBC 캐피탈마켓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유럽의 채권 발행 시장이 마비되고 있다"면서 "특히 독일의 무차입 공매도 규제안이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이날 이후부터는 회사채 발행이 단 한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기업과 은행들은 독일의 움직임 전에도 이미 유럽 지역 재정적자 문제로 인해 위축된 투자자들의 투심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그러나 7500억유로(약1조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 기금 조성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이어지면서 투심은 더욱 위축됐다. 이에 따라 내셔널 익스프레스, 타워게이트, 유라시안 내추럴 리소시스 등 유럽 기업들은 최근 회사채 발행을 연기하기도 했다.


물론 회사채 발행 부진이 당장 큰 문제점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많은 기업들이 지난 연말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강해지면서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를 반영, 회사채 발행을 진행해 자금을 비축해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장기화 될 경우 문제는 달라진다.


마일즈 클라크 RBS 채권 판매 부문 대표는 오는 7월까지도 시장 상황이 여전히 좋지 못하다면 커다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름까지도 회사채 발행 시장이 부진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게 될 경우 이를 9월로 연기해야하는데 이럴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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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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