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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공매도 금지는 '정치적 술수'

[아시아경제 이선혜 기자]독일의 무차입 공매도 금지 조치가 초반부터 시장은 물론이고 유럽 주요국의 외면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배제한 독일 정부의 일방적인 행보는 정치 '쇼'라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이는 다시 한 번 시장의 취약성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 獨 주연의 국내 여론 무마용 정치 '쇼'= 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금융감독위원회(BaFin) 독일 10개 대형 금융주와 유럽채권 그리고 이에 연계된 크레디트 디폴트 스왑(CDS)중 헤지목적 이외의 CDS 거래에 대한 무차입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BaFin은 이 같은 조치는 투기꾼들에 의한 시장 변동성을 축소하고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그 실효성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채에 대한 공매도가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을 뿐더러 유럽 내 국채와 CDS거래는 대부분 영국에서 이뤄지고 있어 독일의 독자적인 조치만으로 공매도 금지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헤지 목적 이외의 CDS 거래를 밝혀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데이비드 뷰익 BCG 파트너스의 파트너는 "영국과 프랑스, 미국에서 공매도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독일의 무차입 공매도 금지 조치는 어떤 목적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는 75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안에 대한 성난 민심을 달래고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독일 유권자들이 유럽 재정위기의 주된 원인으로 금융시장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제금융안의 독일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조치라는 것.


칼스텐 브르제스키 ING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유권자들의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한 조치"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정치권이 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공매도를 금지한 것"으로 평했다.


◆ 시장 혼란만 가중= 시장안정이라는 독일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무차입 공매도 금지로 시장의 혼란만 가중됐다는 평가다.


댄 쿡 IG 마켓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독일 정부의 일방적인 행보로 시장 불안감이 가중됐다"고 평했다.


또한 뷰익 파트너는 "독일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남긴 것은 시장을 실질적인 하락세에 빠지게 한 것"이라며 "문제는 시장이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독일의 행보처럼 예상 밖의 불시의 조치들은 시장의 민감성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고 평했다.


◆ 유럽 국가들 공매도 금지에 나설까=유럽 내 다른 국가들이 독일을 좇아 무차공매도 금지에 나설지는 불투명하다.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인 것.


일부 국가들은 유럽 국채 등에 대한 투기적 거래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며 독일의 독단적인 행보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독일의 무차입 공매도 금지 조치는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어 라가드 재무장관은 "CDS 시장은 매우 협소한 시장이며 CDS 공매도 거래는 파리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공매도 금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독일 정부의 공매도 금지는 영국 내 독일 업체들의 거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각에선 유럽 연합(EU) 차원의 공매도 금지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이클 바니어 EU 금융담당 최고위원은 "공매도 금지조치가 유럽 차원에서 공조된다면 보다 효과적 일 것"이라며 "EU 회원국들이 함께 행동하고 제도권 내 차익 거래 방지를 위한 유럽 체제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벨기에 은행금융위원회(CBFA)는 "유로존 국채와 CDS에 대한 무차입 공매도 금지에 나설지 여부를 유럽증권감독위원회(CESR) 회원국들과 함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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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혜 기자 shle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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