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이 친노(親盧, 친노무현) 인사 '때리기'에 맹공격을 펴고 있다. 한 때 '폐족'으로 불렸던 친노 인사들이 이번 6.2지방선거에 대거 출마하면서 심판의 타켓을 전 정권으로 돌려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오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아 선거판이 '노풍(盧風)'에 휩싸이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때문에 한나라당에선 노풍의 진원지인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를 정조준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17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정치 낭인", "철새 정치인" 등 유 후보에 대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정몽준 대표는 "이런 사람이 경기지사 후보가 되는 것은 경기도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무성 원내대표는 "김문수 지사가 유시민 후보와 같은 정치 낭인을 사회에서 몰아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경제 살리기 세력' 대 '경제 발목 잡는 세력'의 대결 구도로 잡고 표심을 공략해 왔다. 그러나 친노 인사들이 이번 선거 후보로 속속 확정된데 이어 참여정부 실세였던 유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되면서 '친노 때리기'로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가 이명박 정부 중간에 치러지는 만큼 '정권 심판론'의 성격이 짙은 상황에서 친노 인사가 전면에 등장함에 따라 선거판을 '전·현 정권'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의 '친노'에 대한 거부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대세론'을 극복하고 당선된 이변의 주인공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트라우마'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나라당은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자, "무상 후보(정두언 지방선거전략기획위원장)", "정치 DNA가 없는 후보(정몽준 대표)"라며 비난 공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MB 대 노무현' 구도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수 있는데다,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친노 인사에 대한 과도한 비난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포인트만 짚어 참여정부 실정을 회상시키는 전략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의 비난 공세에 해당 친노 인사들은 "네거티브 정치 전략"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유 후보는 18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저에 대한 비난 수위가) 거친 정도를 넘었다. 집권당이 품격이 없다"고 일침을 놨고, 한 후보는 "내부 분열을 노린 저열한 정치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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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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