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태풍의 눈' 공공관리제 논란]건설사, 정비사업 수주영업 손 놓는다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공공관리자제도가 오는 7월16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개정된 법 시행으로 인해 재건축과 재개발,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각종 정비사업의 투명성이 확보되고 사업이 신속히 추진돼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는 이같은 공공관리자제도가 취지와 달리 조합원들과 시공사간 갈등을 여전히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공관리자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본다.(편집자주)
#A건설사 재건축사업 팀 김 모차장의 하루는 재건축 조합 홈페이지 게시판 점검으로 시작한다. 밤새 새로 올라온 글들을 꼼꼼히 검색한 후 팀 회의를 마치면 서울 시내 한 재건축단지로 달려간다. 이 단지는 오랫동안 A건설사가 공들여왔다. 지난해 말만해도 경쟁사에서도 암묵적으로 이를 인정해줬던 곳이다. 하지만 공공관리제 시행이 코 앞으로 다가온 최근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건설사들이 7월전 재건축 물량을 수주하지 않으면 공공관리제 도입 후 앞으로 1~2년간 일감이 없을 것이란 불안감에 너도나도 사운을 걸고 재건축 수주전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인근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무상지분율(조합원들이 돈을 내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새 아파트 면적 비율)을 높이는 출혈경쟁까지 벌어지면서 A건설사 역시 이 단지의 조합원 표심을 장담하기 힘든 상태다.
건설사들의 재건축 ㆍ 재개발 사업 수주 전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재건축 단지마다 경쟁 건설사에 대한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분위기다. 일부 단지에선 출처불명의 '카더라∼' 통신까지 가세했다.
◇공공관리제 7월 시행...재건축 투명성 높아지나 ?
재건축 수주전이 이처럼 혼탁해진 것은 7월16일부터 시행되는 서울시의 공공관리자 제도 영향 탓이 크다.
공공관리제는 자치구청장이나 SH공사,주택공사 등이 공공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과정에 참여해 사업 진행을 돕는 제도다. 재정비 사업 초기 개발이익을 노린 (가칭)추진위가 난립하면서 각종 비리가 일어나고 사업 비용이 높아지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공공관리자가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업체를 직접 선정하고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ㆍ승인까지 주도적으로 관리한다.
서울시는 공공관리자제가 본격 시행되면 재정비 사업 절차를 공공관리자가 공정하게 관리하게 돼 투명성 강화는 물론 정비사업 기간이 단축되고 사업비가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조합원 660명,1230가구 기준으로 30평형대 아파트의 경우 총 사업비가 20% 정도 절감되며 각 조합원 분담금은 1억원 이상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공사기간도 1~2년가량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공관리 적용 대상은 조합이 시행하는 정비사업이다. 단 주택재건축사업과 토지 등 소유자 수가 100명 미만이고 주거용 건설 비율이 50% 미만인 도시환경정비사업은 제외된다. 시공사와 설계사는 경쟁입찰로 선정된다.
◇건설사, 공공관리제 시행 후 최소 1년은 재건축 수주 공백 기간
공공관리 기간은 정비구역을 지정한 날부터 사업시행 인가 후 시공자 선정까지다. 건설사 입장에서 본다면 공공관리제가 시행되면 시공사 선정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늦어지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 서울에서 재건축ㆍ재개발 수주가 불가능해진다는 의미다.
B건설사 한 관계자는 "공공관리제 시행 후 1~2년간은 서울에서 재건축 물량을 수주하기 힘들어진다"며 "지방 재건축 물량외에는 일감이 없는 셈인데 지방의 경우 서울만큼 안정적이진 못하다"며 걱정했다. 이 관계자는 "각 사별 올해 초 세운 재건축 수주 물량 목표 달성도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공공관리제가 시행되면 시공사가 철거업무까지 맡아야 한다는 점도 부담되는 점이다. C건설사 관계자도 "공공관리제도 도입 후 철거 업무까지 시공사가 맡게 된다면 민원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자칫 철거작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 받을 수 있어 회사 내부에선 공공관리제 도입 후 서울시 정비사업에 참여하느냐, 마느냐는 논란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당장 고덕 주공단지는 물론 둔촌주공, 은평구 증산2구역, 은평구 응암1ㆍ3구역, 장의동 등 공공관리제 시행 전 시행사 선정에 나서는 재개발ㆍ 재건축 단지 수주전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은 또 7월 이후에는 기존 수주 사업장의 공사 착공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D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수주 후 착공에 들어가지 못한 사업장이 100여 곳이 된다"며 "수주 물량의 착공이 빠른 시일내 들어갈 수 있도록 현재 수주 현장별 사업 진행 상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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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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