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국가 국채를 매입하기로 한 결정은 ECB를 사실상 배드뱅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그간 ECB는 국채 매입 조치가 통화와 재정정책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는 이유로 통화완화 정책에서 이를 배제해왔다. 그러나 유로존 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데다 시장의 압박이 고조되면서 ECB는 입장을 전환, 국채 매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린다.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국채매입 결정을 합리적인 선택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국채 시장을 안정시켜 유로존 위기를 해소하기에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
반면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총재이자 ECB 통화정책위원인 악셀 웨버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는 "통화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인플레이션 위험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과도한 움직임"이었다고 비난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한 "ECB의 국채 매입은 상업은행에 '공짜 점심'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업은행은 재정 불량국의 국채를 ECB에 넘기는 것으로 고통 없이 부실자산을 털어내는 동시에 투자에 대한 책임도 회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ECB는 그리스를 포함한 불량국의 디폴트 위험에 과도하게 노출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는 ECB가 국채 매입 프로그램으로 궁극적으로 회사채까지 직접 매입함으로써 기업들에 자금줄을 대는 역할을 떠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론적으로 ECB는 채권 매입과 함께 매도할 수 있지만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는 한 일방적인 사들이기를 지속해야 하고, 이로 인해 유럽의 배드뱅크로 전락한다는 것. 배드뱅크란 일부 국가가 국내 금융부문 부실 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기관이다.
아울러 시장이 여전히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ECB가 국채매입을 중단한다면 시장은 다시 빠르게 위기 상황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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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위폴로즈 제네바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ECB가 역할을 다른 중앙은행이 취했던 것처럼 전환하고 있다”며 “다른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실시했다면 ECB는 질적완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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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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